합동분향소 마련된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유족들 "집 기둥이 무너졌다"

입력 2022-06-10 19:38:51 수정 2022-06-10 21:01:18

유족 뜻에 따라 합동분향소 마련, 개인 빈소에도 오전부터 조문행렬
조문객 유족과 끌어안고 울음바다, 유족 "어떻게 살란 말이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 주호영 의원 연이어 방문

10일 대구지방변호사회가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9일 발생한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 피해자들을 위한 합동 추도식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대구지방변호사회가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9일 발생한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 피해자들을 위한 합동 추도식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다수의 사망자와 부상자를 낳은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이 발생한 지 하루 만에 합동분향소와 빈소가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이른 시간부터 유족의 연락을 받고 온 지인들은 통곡하거나 유족과 껴안고 우는 모습을 보였고 유족들은 "집안 기둥이 무너졌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10일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은 유가족의 뜻에 따라 1층에 합동분향소를 준비하고 합동분향소와 함께 사망자 6명(용의자 제외)의 빈소도 차례로 마련했다.

사망자의 지인 A씨는 "성격이 워낙 밝고 좋은 친구였다. 붙임성도 좋아 인기도 많고 평판도 좋았다. 남에게 피해 한번 주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안타깝고 방화자가 너무 밉다"고 말했다.

사촌 간으로 알려진 사망자 2명 중 1명의 친누나 B씨는 "심성이 착한 동생들이었다. 어떻게 우리 식구 2명을 이렇게 빼앗아 가느냐. 내 동생은 4남매 중 막내로 매주 경북에 있는 부모님 댁에 가서 부모님을 지극정성으로 모셨다. 어머니 발걸음이 이상해 함께 신경 쓰자고 엊그제 통화했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올케가 '형님 어제 아침 출근할 때 일찍 일어나서 다리미로 와이셔츠 다리고 갔는데 손길 묻은 다리미가 그대로 놓여있다'며 오열했다. 이게 무슨 일이냐"고 눈물을 쏟았다.

이날 오후 5시 50분쯤에는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과 주영환 대구지검장,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 주호영 국회의원 등이 차례로 분향소를 찾아 헌화와 묵념을 이어갔다. 합동분향소에는 사망자의 영정 사진 대신 이름이 적힌 명패가 준비됐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은 "워낙 황당한 사건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 가해자라는 사람이 죽어버렸다. 피해자 구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 검토를 해보겠다"고 약속했다.

주호영 의원 역시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 무고한 분들이 돌아가셨다. 어떻게 이런 참사를 막을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 무고한 생명이 피해를 입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특별대책위원회를 마련한 데 이어 지원 대책을 빠른 시일 내에 논의하겠다고 했다.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은 "개인적 원한이나 분노가 상대방 변호사와 직원들에 대해 극단적 방법으로 표출되면서 엄청난 인명피해로 이어졌다. 이 사태에 대해서 매우 슬프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 같은 테러 행위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당국과 함께 대책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 7시 10분쯤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분향소를 찾았다. 한 장관은 합동분향소에서 헌화와 묵념 뒤 2층에 마련된 사망자의 빈소로 향했다.

한 장관은 "충격과 슬픔이 크다. 피해자들과 유족들이 얼마나 큰 슬픔을 느끼고 있을지 상상도 못 한다"면서 "사건의 진상을 명백히 규범하고 피해자 지원이 신속히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합동분향소는 오는 13일 오후 3시까지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