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백항 여동생 보험금 노린 살인 혐의 오빠 숨진 채 발견

영장실질심사 불출석 다음날 발견돼…차량 추락사고 살인공모 혐의 동거녀는 어제 구속
지난해 남매 아버지도 부산서 추락사고로 숨져, 보험금 1억여원 지급돼

지난 5월 3일 부산시 기장군 동백항에서 발생한 차량 추락사고 현장에서 해경 및 소방구조대원들이 운전자를 구조하고 있는 모습.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 5월 3일 부산시 기장군 동백항에서 40대 남매가 탄 차량이 바다에 추락, 두 탑승자 가운데 여동생만 숨진 사건과 관련, 차량을 조작해 여동생을 사망케 한 혐의를 받는 친오빠가 사건 발생 한달 만인 6월 3일 저녁 숨진 채 발견됐다.

울산해양경찰서는 이날 오후 7시 12분쯤 경남 김해시 한 공사장 인근 도로에 세워져 있던 차량 내부에서 친오빠 A(43) 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해경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 사망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해경은 앞서 동백항 추락사고 당시 장면이 담긴 CCTV 등에서 미심쩍은 정황을 보인 A씨를 자살방조와 보험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했다.

이어 해경은 나흘 전인 지난 5월 31일 A씨와 그 동거녀 B(43) 씨에 대해 살인 및 살인공모 혐의를 각각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어제인 6월 2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A씨는 출석하지 않았고, 출석한 B씨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이 발부된 가운데 해경은 A씨의 행방을 찾고 있었다.

사고 당시 A씨는 지병을 앓고 있어 운전을 할 수 없는 상태인 여동생 C(40) 씨를 운전석에 태운 후 자신은 조수석에 탑승해 차량을 조작, 바다로 추락케 해 C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바다에 빠진 차에서 자력으로 탈출했다. 구조된 C씨는 해경 및 소방구조대에 의해 구조돼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이어 해경은 사고 발생 전 여동생 C씨 명의 보험금이 5천만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된 후 보험금의 법정 상속인이 A씨로 변경된 점, A씨가 사고 당일 차에 있던 자기 휴대폰과 짐 등을 미리 밖에 빼둔 점 등을 수상히 여겨 수사를 진행해왔다.

또한 홀로 구속된 B씨는 최근까지 사고 차량(경차 '스파크')의 명의자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7월 15일 A, C씨 남매의 아버지도 차량 추락 사고로 숨진 점이 함께 주목되기도 했다. 당시 부산시 강서구 서낙동강 경사길에서 A씨 소유 모닝 차량이 강물에 빠졌고, 119구조대가 강 밑에 가라앉는 차 운전석에서 남매의 아버지를 발견했다.

A씨는 아버지와 낚시를 하고 헤어진 후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고, 이후 아버지가 가입한 보험에서 1억여원의 보험금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최근 경찰의 재수사 대상이 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