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 "尹이 경비원인가, 사저시위는 文탓"…진중권 "별 같지도 않은 소리"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신평 변호사. 연합뉴스, 신 변호사 페이스북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극우단체의 시위를 두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신평 변호사의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신 변호사는 진 전 교수가 사저 앞 시위를 비판한 것과 관련, 근본적인 책임은 문 대통령에게 있다고 반박했으나 진 전 교수는 '반민주적 광란을 정당화해선 안 된다'고 재차 맞받아쳤다.

신 변호사는 1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의 음울한 유산'이라는 글을 올리고 "진중권 교수는 평소 탁월한 감각으로 사회의 문제들을 지적하고 그 원인을 정확하게 찾아냈지만 이번에는 틀린 것이 아닐까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 사저까지 찾아가 ○갑을 떠는 인간들도 쓰레기이지만, 그걸 잘하는 짓이라고 거드는 인간들이 더 저질"이라면서 "그 저질보다 더 악질은 그거 보고 말리기는커녕 '너도 양념 좀 당해 보라'며 방조하는 인간들. 5년 후에 윤석열도 똑같이 당할 것"이라고 적었다.

또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 영상을 공유하면서 "이거 듣고 좋아하는 분들은 나가달라. 그런 분들 인간 취급 안 해드리니까"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를 두고 신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일부 인사들의 훌리건 소동에 무슨 책임이 있는가. 윤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 사저의 경비원처럼 그 소동을 나서서 뜯어말려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소동의 방조자가 된다는 말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대통령은 그런 직책이 아니다"라면서 이 모든 일의 시원(始原)에는 바로 문 전 대통령 본인의 무책임한 팬덤정치 편승과 방치, 조장이 있었다는 사실이 보이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그는 임기 내내 시종일관 내 편, 네 편으로 갈라치기를 했다. 덕분에 그는 임기를 40%대의 지지율로 마감하는 최초의 성공한(?) 대통령이 되었고, 끝날까지 새 정부를 당당하게 적대시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의 집 주위에서 떠드는 이들은 물론 잘못"이라면서 "그러나 이들은 바로 그가 이끈 정부가 남긴 음울한 유산의 하나다. 그가 만들어낸 훌리건 집단의 반대쪽에서 생긴 훌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의 쪽 훌리건들이 저지르는 난폭한 횡포는 훨씬 더 광범했다"라며 "그가 집 주위에 몰려든 훌리건을 엄청난 혐의로 고소하기 전, 이 모든 일이 자신의 판단 잘못으로 생긴 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이제라도 이를 사과하며 국민의 통합을 호소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이날 또 다른 글을 올리고 "이런 분이 가장 악질이라고 생각한다.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 이런 짓을 하니"라면서 신 변호사를 정조준했다.

진 전 교수는 "아니면 그냥 아닌 것이고 아닌 것은 뜯어말려야지 별 같지도 않은 소리로 저 반민주적, 반인권적 광란을 정당화해주고 앉아 있냐"라면서 사저 앞 시위 방식이 정당하지 않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전날 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대리인을 통해 경남 양산 평산마을 인근에서 시위를 이어온 보수단체 소속 회원 등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구체적인 고소 내용은 욕설 및 허위사실의 반복적 유포로 인한 '모욕 및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과 살인 및 방화 협박, 집단적인 협박 등으로 공공 안녕에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를 개최한 '집회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이다.

경찰은 고소 사건 처리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