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내기가 한창인 경주 문무대왕면 입천리 들판.
오늘은 젊은 농부 김학문(44)씨가 난생 처음
이양기 대신 드론으로 볍씨 파종을 선보이는 날.
곱게 써레질 한 논 위로 드론을 띄웠습니다.
"웅~~ 웅~~" 벌떼 소리가 고요한 들녁을 깨웁니다.
날쌘 프로펠러 돌개바람이 쏟아지는 자리마다
흩뿌린 볍씨가 동그랗게 빗방울로 떨어집니다.
논두렁에서 이리저리 날리더니 이양기론 2시간도 더 걸릴
3천967㎡,1천200평을 15분도 안돼 끝냈습니다.
첫 비행, 서툴지만 힘든 농사일이 컴퓨터 게임 같습니다.
지난해 처음 드론 조종 자격증을 따 비료를 뿌리고
농약도 처 보고는 이 친구 능력에 홀딱 반했습니다.
올해는 더 재주 좋고 힘센 일꾼, 2천2백만 원짜리를
경주농업기술센터 지원으로 반값에 새로 들였습니다.
드론으로 재미 보면 내년엔 면적을 더 늘릴 계획입니다.
이양기의 편리함이야 손 모내기에 비할 바 아니지만
모판을 준비하기까지 일손도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8~10명이 달라붙어 흙과 볍씨를 섞어 모판을 만들고,
싹 틔운 모판을 못자리에 내고, 한 달여 키운 뒤 논에 날라
모내기 하기까지 사람 없는 농촌에선 예삿일이 아닙니다.
2~3일 싹 틔운 볍씨를 드론에 싣고 뿌리면 끝.
모판·못자리·육모·이앙까지 바쁜 한달이 통째 사라졌습니다.
이 친구만 있으면 이 모든 게 혼자서도 족합니다.
포인트를 찍어 자동모드로 설정하면 알아서 날고 파종합니다.
벼 수확량도 그리 뒤지지 않는다니 이런 상일꾼도 없습니다.
호사(好事)엔 마(魔)도 많다죠. 뿌리가 잘 내리도록
파종 후 논에 물을 뺄라치면 좀도둑, 새떼가 극성이랍니다.
볍씨에 철분을 코팅해 눈속임 해 봐도 좀채 속질 않습니다.
최대 난제는 볍씨를 직파하면 쓸모 없는 잡초성 벼, 앵미가
많이 생긴다는 것. 적합한 품종개발 등 숙제가 또 생겼습니다.
비료 살포, 방제, 파종에 인공수분까지 거드는 드론.
인구 소멸 농촌을 지킬 구세주로 손색이 없습니다.
이렇게 희망의 볍씨를 뿌리는데, 탱크를 막느라 파종도 못한
우크라이나 어느 벌판에선 절망의 폭탄을 나릅니다.
문명의 이기 드론, 잘 쓰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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