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평균은 이미 역전…경유가격 오름폭 더 가팔라
우크라 전쟁 여파 속 유류세 30% 정률 인하도 한몫
대구 주유소의 3분의 1가량은 경유 판매 가격이 휘발유 판매 가격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기준으로는 이미 경윳값이 휘발윳값보다 더 비싼 상태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대구 지역 주유소에서 파는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ℓ)당 1천919.0원으로 경유 평균 판매 가격(1천912.3원)보다 불과 6.7원 비싸다. 경유 가격의 오름폭이 휘발유 가격의 상승세보다 더 가파르면서 조만간 대구 지역의 주유소의 경유 평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역전한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준 8개 구·군 중 남구는 이미 경윳값(1천907.0원)이 휘발윳값(1천900.3원)보다 6.7원 더 높은 상태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추월한 곳도 속속 나오고 있다. 대구에 총 331개 주유소가 있고 이 중 122곳은 경윳값이 더 비싼 것이다. 나머지 대부분은 휘발유 가격과 경유 가격이 동일한 수준이다.
전국 주유소 기준으로 보면 이날 경유 가격이(1천946.7원)이 휘발유 가격(1천945.9원)을 이미 넘어섰다. 경윳값이 휘발윳값보다 더 비싼 현상은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에 있는 일이다.
통상 경유 가격은 휘발유 가격보다 200원 정도 더 저렴하다.
하지만 최근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유 차량이 많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경유 재고 부족 문제가 거론된다. 유럽은 전체 경유 수입의 일정 부분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러시아산 수입이 전쟁 장기화로 사실상 막히게 되면서 수급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이에 국제 석유 시장에서 휘발유보다 경유 가격 상승세가 더 가파를 수밖에 없었다. 5월 첫째 주 기준 국제 휘발유 가격은 연초 대비 50.1%(배럴당 91.5달러→137.4달러) 올랐지만, 국제 경유 가격은 75.6%(92.4달러→162.3달러) 상승했다. 여기에 더해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도 경유 가격 역전에 영향을 줬다. 정부가 이달부터 유류세를 30% 정률로 인하하면서 휘발유에 붙는 세금은 약 247원, 경유는 약 174원 줄었다. 유류세 인하액은 휘발유가 경유보다 약 73원 큰 것이다.
경유는 화물·택배 등 상업용 차량과 굴착기, 레미콘 등 건설장비의 원료로 쓰인다.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화물차 운전자들은 장거리 운전을 뛰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화물차 운전자들은 화물운임 수익에서 유류비·통행료 등을 뺀 금액을 순수익으로 가져가는데 유류비 비중이 크면 클수록 손해가 나오는 구조여서다. 정부는 이달부터 영업용 화물차, 버스, 연안 화물선 등에 대해 경유 유가연동 보조금을 이달부터 3개월간 한시적으로 지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화물차 운전자들은 높은 경윳값이 보조금을 이미 상쇄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국제 경유 수급 상황에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경유 가격 역전 상태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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