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회복 맞춰 '교육 회복'도 곳곳에서… 기초학력 지원, 대구에선 어떻게 이뤄지나

입력 2022-05-16 06:30:00

각 단위학교 차원의 기초·기본학력 책임지도 강화
1수업 2교사제도 중→고, 수학→국·영·수·사·과로 확대
기초 문해력·수리력 진단과 맞춤형 지원 위한 자료 개발해 보급

대구 신당초는 학습지원 프로그램인
대구 신당초는 학습지원 프로그램인 '신당 꿈싹 맞춤형 지도교실'에서 교과 혹은 한글 등 학습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대상으로 지난달부터 올해 말까지 매주 1~3회씩 국어(한글), 수학, 영어 등의 교과에 대한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코로나19 이후 양극화된 기초·기본학력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늘고 있다. 이를 가장 크게 느끼고 있는 건 학교 현장 교사들이다.

실제로 지난 11일 발표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대학 교원 8천4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 조사에서도, 학생 기초학력 문제가 '심각하다'는 응답이 62.5%에 달했다.

이러한 가운데 학교 일상화에 맞춰 교육계 전반에서 '교육 회복'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대구시교육청 역시 원래 연구부장이 맡았던 기초·기본학력 지원 업무를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기초학력 전담 부장교사'를 새로 만드는 등 각 단위학교에서 기초·기본학력 책임지도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 회복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대곡중의 친친스 활동은 각 반 3~4명의 성장멘토도우미를 중심으로 친구들이 모여 함께 공부하고 학습시간을 체크하며 학습 습관을 형성하는 활동이다. 열품타(열정 품은 타이머 앱)를 활용해 각자 매일 과목별 학습시간을 기록하고 1주일 동안 그룹 멤버들의 총 공부 시간을 합산한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곡중의 친친스 활동은 각 반 3~4명의 성장멘토도우미를 중심으로 친구들이 모여 함께 공부하고 학습시간을 체크하며 학습 습관을 형성하는 활동이다. 열품타(열정 품은 타이머 앱)를 활용해 각자 매일 과목별 학습시간을 기록하고 1주일 동안 그룹 멤버들의 총 공부 시간을 합산한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 앱 통한 선의의 경쟁으로 자연스레 공부 습관 형성

대구 대곡중학교는 학교 내 기초·기본학력 책임지도 계획의 일환으로서, 자기주도 학습력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자 '친친스'(친한 친구 스터디 그룹)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친친스 활동은 각 반 3, 4명의 성장멘토도우미를 중심으로 친구들이 모여 함께 공부하고 학습시간을 체크하며 학습 습관을 형성하는 활동이다.

열품타(열정 품은 타이머 앱)를 활용해 각자 매일 과목별 학습시간을 기록하고 1주일 동안 그룹 멤버들의 총 공부 시간을 합산해 매주 금요일 친친스 활동 보드판에 스티커를 붙인다. 서로의 활동을 응원하는 동시에 그룹 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다.

대구 대곡중학교는 학교 내 기초·기본학력 책임지도 계획의 일환으로서, 자기주도 학습력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자
대구 대곡중학교는 학교 내 기초·기본학력 책임지도 계획의 일환으로서, 자기주도 학습력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자 '친친스'(친한 친구 스터디 그룹)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친친스 활동은 각 반 3~4명의 성장멘토도우미를 중심으로 친구들이 모여 함께 공부하고 학습시간을 체크하며 학습 습관을 형성하는 활동이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학습 동기를 높이고 학습 및 생활습관을 형성해 자기주도 학습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 속에서 같이 성장하며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고 있다.

또한 친친스 활동이 자연스럽게 학생 간 과목별 멘토 활동으로 이어져 부족한 과목은 묻고, 잘하는 과목을 가르쳐주면서 함께 공부하는 분위기가 반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방과 후 자율적인 스터디 활동이 이뤄지고 있으며 중간고사 스터디플랜 함께 짜기, 수행평가 준비 및 준비물과 일정 챙기기, 매일 수업에 대한 복습까지 친친스 활동의 범위를 학생들 스스로가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친친스 활동에 참여 중인 한 대곡중 3학년 학생은 "친구들과 함께 공부를 하면서 공부 습관이 자연스럽게 길러졌고 성적도 향상됐다"며 "열품타 앱을 통해 과목별 공부 시간을 확인하면서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확인하고 보충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한편, 대곡중에선 현재 총 24개 반에서 40개의 친친스가 운영되고 있으며 참여 학생 수는 현재 168명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학생이 점점 늘고 있다.

◆ 한 수업에 선생님이 2명! 한 명도 소외되지 않도록 꼼꼼히 지도

시교육청은 '한 명도 소외되지 않는 다품교육' 정책 아래 모든 학생들의 기초기본학력을 지원하기 위한 '2022 1수업 2교사제'를 실시하고 있다.

'1수업 2교사제'란 수업협력교사가 학습지원대상학생, 심리·정서적 부적응 학생을 위해 정규 수업 시간에 담임교사와 협력해 학생의 수업 참여와 학교 적응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한 수업에 교사 2명이 투입돼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이 없도록 밀착 지도하는 것으로, 이는 교사가 수업 중 학습 부진 학생에게만 매달리느라 다수 학생에게 소홀해지는 것도 해결할 수 있다.

초등학교에선 기간제 교사를 채용해 시간제 또는 종일제로 근무하는 수업협력교사 형태로, 중학교는 수학교과 학습지원강사를 채용해 1수업 2교사제를 진행한다. 올해는 1수업 2교사제를 고등학교까지 확대하고 지원 교과 역시 수학 중심에서 국어, 영어, 사회, 과학까지 늘렸다.

현재 대구 내 초등학교 168곳과 중·고등학교 102곳에서 각각 230명, 155명의 학생이 집중 지원을 받고 있다.

지난 2018년 1수업 2교사제가 도입될 당시 자신의 수업에 다른 누가 들어와 이를 관찰한다는 점 때문에 거부감을 보이는 교사들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기초·기본학력이 부족한 학생이 늘며 1수업 2교사제 덕에 수업 지도가 수월해졌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아졌다.

1수업 2교사제도를 통해 지원을 받고 있는 대구 삼덕초 5학년 1반 학생들 역시 만족감을 드러냈다.

5학년 1반 윤진서 학생은 "이전에는 담임선생님이 다른 모둠에서 공부를 가르쳐주고 있으실 땐 손을 들어 도움을 요청하기가 어려웠다"며 "그런데 협력선생님이 온 후에는 담임선생님이 다른 친구 봐주실 때도 언제든지 손 들고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5학년 1반 담임인 김서진 교사는 "지난 4월부터 1수업 2교사 선생님이 우리 학급을 지원해주면서 많은 도움이 됐다"며 "배움의 속도가 느린 친구들도 성취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따로 자료도 준비해주고, 학습적인 측면 외에도 정서행동에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도 적극적으로 도와줘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만족스러운 학교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초등학생의 기초 문해력 및 수리력 진단과 맞춤형 지원을 위한
대구시교육청은 초등학생의 기초 문해력 및 수리력 진단과 맞춤형 지원을 위한 '알찬 시리즈'를 개발해 대구 내 모든 초등학교에 보급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 기초 문해력·수리력 향상 위해 '알찬 시리즈' 개발

기초·기본학력 지원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선 학생의 상태를 다각적으로 진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에 시교육청은 초등학생의 기초 문해력 및 수리력 진단과 맞춤형 지원을 위한 '알찬 시리즈'를 개발해 대구 내 모든 초등학교에 보급했다.

'알찬'이란 이름은 '알짬(여럿 가운데에 가장 중요한 내용)'과 '늘찬(언제나 옹골찬)'에서 한 글자씩 차용해 만들어졌다. 초등학생들이 최소한의 필수 성취 수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학생의 기초 문해력과 수리력을 진단할 도구가 필요하다는 현장 목소리에 힘입어 대구 현직 초등교사 16명이 지난해 TF팀을 구성해 직접 '알찬시리즈'를 개발했다.

알찬 시리즈는 ▷알찬 진단 6종(1~6학년)과 ▷알찬 보정 6종(1~6학년) 등 모두 12종으로 구성돼 있다.

학생들은 '알찬 진단' 검사로 자신의 수준을 체크하고, '알찬 보정'을 통해 앞서 진단에서 나왔던 평가 요소와 연관된 내용을 친근한 방식으로 구성한 문제를 풀며 주도적으로 학습한다.

담임교사는 기초·수리력 부진 학생을 미리 파악하고, 부진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 전·중·후 맞춤형 지원을 통해 학력 격차를 줄일 수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알찬시리즈는 현행 교육과정의 최소 성취기준 달성을 목표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시리즈 보급을 통해 기초 문해력과 수리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최소 수준의 성취기준을 달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