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사전 교감 없었다, 유감"…정부 "인수위 권고 적극 검토, 방향성엔 차이 없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정부의 '실외 마스크 의무 해제' 조치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비판한 것과 관련해 정치적 판단으로 내린 결정이 아니라며 "시기나 방법에 대한 견해 차이"라고 설명했다.
◆정은경 질병청장 "'실외마스크 프리' 선언한 것 아냐…확진자 감소세 뚜렷"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인수위가 마스크 해제 결정에 유감의 뜻을 밝힌 데 대한 정부 입장을 묻는 질문에 "실외 마스크 방역 조치에 대해 정치적으로 판단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내달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완화한 이유로 ▷최근 6주간 확진자 감소세 지속 ▷백신과 자연감염으로 면역 수준 향상 ▷실내가 실외보다 전파 위험도가 18.7배 높다는 연구 보고 ▷해외 실외 마스크 해제 현황 등 근거를 하나하나 들며 '정치 방역' 비판을 단칼에 잘랐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정부가 내달 2일부터 야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방침을 내놓자 "너무 성급한 판단"이라고 발언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이날 정부가 마스크 지침을 발표한 뒤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오늘도 확진자가 5만명, 사망자가 100명 이상 나왔다. 어떤 근거로 실외 마스크 착용을 해제할 수 있다는 것인지 과학적 근거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안 위원장은 "우리는 5월 하순 정도 돼서 상황을 보고 지금보다 훨씬 더 낮은 수준의 확진자, 사망자가 나올 때 판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방역 성과) 공을 현 정부에 돌리려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7일 윤석열 정부의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다음 달 말에 '실외마스크 프리 선언'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 인수위는 "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정치 방역이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청장은 "저희가 오늘 발표한 것은 실외 마스크가 필요 없다는 '프리 선언'은 아니다"라며 "법적 의무와 과태료를 부과하는 범위를 '위험한 조건'으로 조정한 것으로, 여전히 위험한 상황과 고위험군은 실외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 청장은 "현재도 실외 마스크는 불법이 아니다. 2m 거리두기를 하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도록 돼 있는데, 이를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적용할 지에 어려움이 있어서 국민들이 굉장히 불필요한 상황에서도 실외 마스크를 착용하는 불편함이 있었다"며 "이런 점들을 현실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위 "정부 결정 우려, 시기상조…향후 상황 악화 시 대응·조치 있나"
정부 당국의 이 같은 설명에도 인수위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둘러싼 신구 권력 간 갈등 양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홍경희 인수위 부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수위는 코로나 일상 회복의 일환으로 마스크 착용의 해제 방향에 공감한다"면서도 "현시점에서 실외 마스크 해제는 시기상조임을 누누이 강조해 왔다.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홍 부대변인은 "인수위는 현 정부의 마스크 해제 결정에 우려를 표한다"면서 "정부가 오늘 발표를 결정하는 과정에 있어 인수위와 사전 교감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향후 재확산 및 확진자 수 증가 시 어떠한 정책적 대응 수단을 준비하고 이번 조치를 발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인수위 측은 현 정부를 향해 물밑으로 여러 차례 반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발표를 강행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현 정부와 차기 정부의 신·구 권력 갈등 양상이 재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인수위 권고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인수위의 의견이나 지금 방역당국의 의견은 방향성에는 큰 차이가 없다. 실외 마스크 해제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적용 시기와 방법에 대한 부분에 다소 이견이 있다"고 브리핑했다.
손 반장은 "인수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에서 여러 맥락을 고려해 실외 마스크를 부분적으로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중대본 회의를 통해 다음 달 2일부터 실외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를 완화하기로 했다.
다만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는 사람 ▷고령자·미접종자 등 고위험군 ▷스포츠 경기장 등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거나 50인 이상 행사에 참석하는 사람 ▷다른 일행과 최소 1m 거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 등에는 마스크 착용을 적극적으로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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