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홍준표 국회의원을 6·1 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로 선택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은 지역적 특성상 차기 대구시장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선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후보 경선 과정은 시민들에게 강한 피로감을 줬다. 비호감 경선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정책을 따져 묻기보다 인물 됨됨이나 배경에 기댄 탓이 크다. 본선에서 보일 기술을 보고 싶어 하는데 샅바 싸움만 진탕 하다 끝났다는 비판이 나온 까닭이다.
홍 후보는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정치인이다. 인물 알리기를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된다. 오로지 정책 실행과 시민 소통이 그에게 주어진 숙제다. 그가 선택을 받은 배경에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있다. 2030의 압도적 지지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소통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 능력으로 대구 미래 청사진을 보여야 한다. 어떤 정책으로 시민들의 안온한 삶을 도울지, 어떻게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지가 우선이다. 대구를 대통령을 배출하는 '풍패지향'(豐沛之鄕)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은 묻어 둬도 된다. 대구에 전력을 다한다면 시민들이 힘을 실어 줄 것이다.
홍 후보는 자타 공인 정치 9단이다. 정치인과 행정가는 구별돼야 한다. 경남도지사 경험이 있다지만 대구와 경남은 분명 다르다. 말의 무게감에도 차이가 있다. 시장의 한 마디에 시민들의 반응은 직접적이다. 조율할 현안도 방대하다. 새로운 정책은 물론 정책 재검토에도 깊은 고민이 따라야 한다. 대구시청 신청사 이전, 취수원 이전 등 첨예한 이해가 걸린 사안에 대승적 합의가 있었음을 간과해선 곤란하다.
홍 후보는 팬덤이 두터운 정치인이다. 때로 그의 즉흥적이고 시원한 표현을 그리워하며 그런 자세를 요구할지 모른다. 그렇더라도 지지자들만 보고 가서는 안 된다. 그들이 있어 힘을 얻지만 현실을 제대로 보는 눈을 가리는 것도 그들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대구에 무엇이 필요한지 공부하고 분석해 정책으로 승부해 주길 주문한다. 많이 치러본 선거라 해도 매번 새롭다는 판세다. 고정된 민심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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