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경북 공천 두고 곳곳서 거센 잡음…'공천 파동' 재현될까

입력 2022-04-24 17:53:10 수정 2022-04-24 20:45:01

경산·청도·구미·문경·의성·포항·영주·군위 등 지역 별 파동
탈락 예비후보들 반발…컷오프 후 단수추천설 확산
공동성명 내거나 항의 집회…중앙당 공관위에 재심 요구

국민의힘 6.1 지방선거 경북지역 경선에서 컷오프 대상으로 지목된 이강덕 포항시장 후보(왼쪽), 장욱현 영주시장 후보(가운데), 김영만 군위군수 후보가 23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경북도당에 항의 방문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국민의힘 6.1 지방선거 경북지역 경선에서 컷오프 대상으로 지목된 이강덕 포항시장 후보(왼쪽), 장욱현 영주시장 후보(가운데), 김영만 군위군수 후보가 23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경북도당에 항의 방문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국민의힘 경북도당의 6·1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천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심상찮다. "공천이 아니라 사천"이라는 '익숙한' 비난 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향후 국민의힘 중앙당 및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의 대응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경산시장 예비후보 10명은 24일 공동 성명을 내고 "경북도당 공관위가 경산시장 후보로 조현일 전 경북도의원을 단수 추천한 결정은 비민주적이고 부당하다"며 중앙당 공관위의 심의 반려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경북도당 공관위는 이날 현재 아직 경산시장 공천 심사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경산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무려 14명의 시장 후보가 난립하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곳이다.

그러나 공관위 부위원장인 윤두현 의원(경산)이 단수 추천을 공언하자 지역 정치권에서 '조 전 도의원 공천 확정' 이야기가 신빙성 높게 번져갔다.

실제로 윤 의원 등에 따르면 경북도당 공관위는 지난 22일 경산시장 후보에 조 전 도의원을 단수추천해 중앙당 공관위에 승인을 요청했고, 다음 날 중앙당도 승인했다. 최고위 승인과 도당 공관위의 공식 발표만 남겨 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경산시장 후보 단수추천에서 배제된 경산시장 예비후보와 그 지지자들이 24일 오후 국민의힘 경산당협 사무실 앞에서 근조
국민의힘 경산시장 후보 단수추천에서 배제된 경산시장 예비후보와 그 지지자들이 24일 오후 국민의힘 경산당협 사무실 앞에서 근조 '공천심사 공정과 상식의 죽음'이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항의집회를 하고 있다. 예비후보 측 제공

다른 예비후보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24일 성명을 통해 "경산시민 대부분은 14명 중 적정 절차를 통해 압축한 3~4인 또는 4~5인 경선이 있을 것으로 예상해 왔다"며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결정을 성토하며, 유사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조 전 도의원과 윤 의원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중앙당과 당사자들의 적절한 조치가 없을 경우 강력한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성명서에 동참한 예비후보는 김성준,김일부,송경창,오세혁,유윤선,정재학,허개열,황상조,안국중,이성희 등 10명이다.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건 경산 뿐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2일 도당 공관위는 이강덕 포항시장, 장욱현 영주시장, 김영만 군위군수를 각각 경선 대상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또 문경에서는 채홍호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이 컷오프됐고, 구미에서도 이양호·김석호 두 후보가 컷오프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특히 문경의 채 전 부시장의 경우 각종 여론조사 결과 2위와 오차범위 내 이거나 2위를 차지한 바 있음에도 자신을 배제한 2파전 경선으로 선을 그었다는 점에서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하게 드러냈다.

경산과 마찬가지로 단수 추천설이 퍼진 청도에서는 당원협의회가 강하게 반발하며 도당 사무실 앞에서 경선을 요구하는 항의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중앙당 공관위에 재심을 요청했고, '사천' 의혹을 제기하며 무소속 출마까지 불사할 태세다.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주수 군수가 정상적으로 경선 후보 명단에 포함된 의성의 경우 다른 후보들이 이에 반발하며 24일 중앙당에서 성명까지 내놨다.

중앙당 공관위가 일부 지역 컷오프에 대한 재심을 요구한 데 대한 도당 공관위의 긴급 회의가 열린 지난 23일 오후에는 이 시장과 장 시장, 김 군수 및 그 지지자들이 대구 수성구 도당 사무실을 항의 방문해 4시간 가량 입구를 막고 농성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 시즌이면 국민의힘이 '텃밭' 대구경북 곳곳에서 반복해왔던 '공천 파동'이 이번 선거에서도 재현될지 관심이 모인다. 국민의힘은 공천이 곧 당선인 대구경북에서 매번 공천을 두고 논란을 빚어왔고, 무소속 출마자에게 일격을 맞는 등 내홍이 반복돼왔다.

23일 국민의힘 경북도당 앞에서 전날(22일) 컷오프 대상으로 지목된 이강덕 포항시장과 장욱현 영주시장, 김영만 군위군수와 그 지지자들이 항의 방문을 하고 있다. 김근우 기자 gnu@imaeil.com
23일 국민의힘 경북도당 앞에서 전날(22일) 컷오프 대상으로 지목된 이강덕 포항시장과 장욱현 영주시장, 김영만 군위군수와 그 지지자들이 항의 방문을 하고 있다. 김근우 기자 gnu@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