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벤처 CEO] <10> 서정현 지니고 대표

입력 2022-04-20 14:18:31 수정 2022-04-20 18:55:13

임산부 위한 미용‧의류 브랜드 ‘안트네’ 출시
16년간 패션업계 경험 녹여 튼살 방지 패치·임산부 기능성 속옷 등 개발
“임신, 견디는 시간 아닌 누리는 시간 되길"

서정현 지니고 대표가 안트네 임산부 기능성 속옷을 설명하고 있다. 신중언 기자
서정현 지니고 대표가 안트네 임산부 기능성 속옷을 설명하고 있다. 신중언 기자

대구 북구 대구은행 제2본점 창업캠퍼스에 둥지를 튼 지니고는 임산부를 위한 미용‧의류 브랜드 '안트네'를 전개하는 지역의 스타트업이다. 이들의 제품은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겪는 여성이 겪는 신체의 변화와 곤란함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안트네는 임산부가 튼살이 생기는 걸 방지하는 반달 바디패치와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불편함을 최소화한 임산부 기능성 속옷 등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서정현 지니고 대표는 16년간 패션업계에 종사하며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스테파넬'의 디자인 실장, 영국 패션 브랜드 '폴 스미스'의 바이어 총괄 등을 거쳤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출산했다는 그는 "임신이 견디는 시간이 아닌, 누리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임산부 전용 미용‧의류 브랜드 안트네를 소개해 달라.

▶임신 기간 중 임산부가 겪는 가장 큰 불안함 중 하나가 급격한 신체의 변화다. 특히 늘어난 피부와 튼살 자국이 대표적이다. 우리가 최근 출시한 반달 바디패치는 이러한 피부 변화를 방지하는 데 특화된 제품이다. 패치 한 장에 한 통 분량(40g)의 튼살 크림이 들어가 바르는 수고 없이 붙이기만 하면 되는 아이템이다. 사용 후 84일 차에 튼살 212% 개선이 입증된 원료가 함유돼 있다. 시중에도 패치 형태의 제품이 있지만, 시트지 형태라 잘 흘러내리고 움직임에 불편을 준다. 그러나 우리 제품은 반달 모양의 패치 형태라 고정력이 좋다. 이런 장점 덕분에 지난해 와디즈에서 진행한 크라우드 펀딩에서 목표 금액의 21배가량을 달성하기도 했다. 현재는 임산부 기능성 속옷도 개발하는 중이다. 올해 중순에 출시할 예정이다.

-안트네 임산부 기능성 속옷의 특징은 무엇인가?

▶임산부가 일반적인 속옷을 입을 경우 림프샘(임파선)이 자극돼,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남성용 속옷을 입는 임산부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사타구니 쪽 라인을 절개한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적용하고 유기농 면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림프샘 자극을 최소화할 수 있는 속옷 제품을 개발했다. 디자인부터 컬러 등 디테일에 굉장히 신경을 쓴 제품으로, 스몰부터 쓰리엑스라지까지 사이즈도 다양하다. 항균과 전자파 차단 기능이 있는 소재나 비타민E 오일이 함유된 원사로 만든 제품도 있다. 속옷 제품군은 올해 중순에 출시될 예정이다.

-유명 패션 브랜드에서 근무하다 임산부 관련 제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42세의 다소 늦은 나이에 첫 출산을 하면서 나 자신이 너덜너덜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임신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우울감은 이루 말할 수도 없는데, 출산의 영광은 아이에게만 돌아가는 것 같았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엄마가 행복한 게 태교의 우선인데도, 임산부를 겨냥한 시장의 발전 속도는 매우 더디다.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분야나 마찬가지다. 임신이 견디는 시간이 아닌 누리는 시간으로 바꾸고 싶었다. 출산 후 미래에 대한 새로운 설계가 필요했던 참이라 임산부를 위한 아이템으로 창업을 직접 하기로 결심했다. 서울에서 해외 브랜드 디자이너 실장과 바이어 총괄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임산부를 위한 미용‧의류 브랜드 안트네를 전개하게 됐다. 대구창조경제센터 예비창업패키지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아 창업 과정은 비교적 순탄했다.

-저출산 시대다. 지니고만의 생존 전략이 필요해 보이는데.

▶분명 임산부 관련 시장은 규모가 작고, 관심도 크게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작다고 사양산업으로 분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세상을 바꾸는 미래 기술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그런 훌륭한 사람들을 낳고 기르는 엄마들의 행복을 책임진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도 있다.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우선 고령층을 위한 시장을 공략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속옷의 경우 편리함과 기능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임산부를 위한 제품이나 노인을 위한 제품이 맞닿아 있다고 본다. 추후 요실금 속옷 등 실버 여성을 위한 제품도 개발할 생각이다. 나머지 하나는 수출을 통한 확장으로, 차근차근 준비하는 중이다.

-수출 진행 상황은 어떤가.

▶우선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 최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킥스타터와 아마존에 입점하기 위해 관련 인증 확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 소재 백화점과 편집숍과도 입점 관련 협의를 하는 중이다. 이르면 올해 연말부터 수출 활동을 시작한다. 해외에도 기능성과 디자인, 편의성까지 갖춘 임산부 브랜드가 아직 없다고 알고 있다. 세계에서 안트네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본다.

-앞으로의 목표는?

▶안트네를 여성의 전 생애주기에 관여하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 지금은 임산부에 집중하고 있지만, 나중엔 출산 후 일상으로 돌아간 여성을 위한 제품, 실버 여성을 위한 제품까지 확장함으로써 여성을 행복하게 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 또한 누구보다 여성의 문제를 이해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 현재도 전 직원이 여성들도 구성돼 있는데 여건만 된다면 지역 여성들을 더 채용할 계획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여성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다면?

▶창업에 도전하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고 두렵다. 처음엔 대학이나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지원기관의 도움을 받는다면 무난한 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많은 멘토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아무리 빛나는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판로 개척 등 사업화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반드시 세워 놔야 한다. 이런 준비가 뒷받침돼야 사업이 잘 굴러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