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최전방 공격수로 떠오른 김후곤 대구지검장…'할 일 하고 떠난다' 결의

입력 2022-04-17 16:01:35

2020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비판성명 최상단 이름 올려
"대검찰청 대변인 경력 살렸을 뿐, 다른 검사들도 크게 다르지 않아"

김후곤 대구지검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전국 지검장 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후곤 대구지검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전국 지검장 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후곤 대구지검장이 최근 전국 검사장 회의 직후에는 '대변인' 자격으로 다수의 TV, 라디오 방송에도 출연하는 등 여당의 '검수완박'에 맞서는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고 있다.

과거 추미애 전 법무장관 비판성명에 앞장섰던 김 지검장은 대검찰청 대변인 경력을 활용한 '소신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할 일을 하고 떠나겠다'는 결의를 밝히기도 했다.

김 지검장은 13일 자정쯤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청이 수사인력을 증원해 범죄율이 감소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날은 대구경북 언론에 검찰의 입장을 설명하겠다며 긴급기자간담회를 자청한 날이기도 했다.

미디어를 통해 대국민 여론전에 나선 김 지검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직·간접적 비판을 이어갔다. 14일 오전에는 또 다른 게시물을 통해 "피해자의 억울함을 국가는 해결해줘야 한다"며 "법은 국민을 위해 만들어야지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만들면 안된다"고 날을 세웠다.

김 지검장은 대구지검 부임 직전에는 서울북부지검장을 지냈고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에는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하는 등 요직을 거쳤다.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준비단장을 맡은 것 등을 감안하면 정부 여당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는 현재의 모습이 다소 이채롭다는 시선도 있다.

김후곤 대구지검장이 13일 오후 대구지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매일신문DB
김후곤 대구지검장이 13일 오후 대구지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매일신문DB

하지만 실상 김 지검장이 자신의 자리에서 할 일을 다해왔을 뿐이라는 게 중론이다. 김 지검장은 서울북부지검장 시절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소 사실 유출 의혹 사건을 수사한 경력이 있다. 아울러 2020년 11월 전국 검사장들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해 비판 성명을 냈을 때 맨 위에 이름을 올렸던 3명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당시 함께 이름을 올렸던 노정연 서울서부지검장, 이주형 의정부지검장이 지난해 6월 인사에서 각각 창원, 울산지검장으로 인사가 나고 김 지검장 역시 대구지검장으로 '하방'하면서 '소신행보'에 대한 사실상 좌천 인사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지검장이 과거 대검찰청 대변인 경력으로 언론 접점이 많았던 영향일 뿐, 다른 지검장이나 검사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며 "대구지검장 자리도 좌천성 인사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 지검장도 자신의 행보에 대한 관심을 비롯해 '검수완박' 문제의 본질에서 벗어난 부차적인 논의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김 지검장은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의도는 뻔한 것"이라며 "미디어에 나오는 이유는 '검수완박' 법안이 검찰 제도의 본질을 훼손해 국민들께 피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저는 할 일을 하고 떠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