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내 출산이 임박…" 마음씨 좋은 택시기사 노려 사기 친 미혼남 '구속'

입력 2022-04-12 20:42:47

온라인커뮤니티 캡쳐
온라인커뮤니티 캡쳐

아내 출산비를 명목으로 택시 기사를 속여 돈을 가로챈 30대 미혼 남성이 구속됐다. 그는 전국 각지에서 비슷한 범행을 수차례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전남 해남경찰서는 A(33)씨를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31일 해남종합버스터미널에서 목포의 한 병원까지 택시로 이동한 후 기사 B씨에게 "아내가 출산했는데 병원비를 빌려달라"고 속여 88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시외 운행 요금인 약 6만원도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씨는 아내의 출산으로 급하게 병원에 가느라 지갑을 챙기지 못했다며 B씨에게 자신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허위로 알려준 뒤 "곧 아버지가 도착하니 빌린 돈을 바로 갚겠다"고 말했다.

B씨는 해당 병원 앞 ATM 기기에서 인출한 현금과 수중에 있던 돈까지 A씨에게 건넸다. 그러나 A씨는 1시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고, B씨는 그제야 속았다는 걸 깨닫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통신, 탐문 수사를 벌인 끝에 서울에서 A씨를 검거했다. 조사 결과 그는 비슷한 수법으로 전국 각지에서 37차례에 걸쳐 모두 900여 만원을 편취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미혼으로, 그가 언급한 아내와 아버지 모두 가상의 인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앞서 해당 사건은 지난달 31일 B씨의 자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공분을 샀다. 작성자는 당시 택시 내부 블랙박스 영상을 캡처한 사진을 공개하며 "(터미널에서 태운 손님이) 목적지 도착 후 병원비 명목으로 100만원 정도를 빌리고 도주했다"고 했다. 이어 "(A씨가 남긴) 번호로 전화를 하니 외국인 여자분이 받았다"며 "출산을 미끼로, 시골 어르신 상대로 악질적인 사기를 친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