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사회자, 보컬 등 아티스트 축제·행사 미개최로 일감 없어
배달, 방역 일자리 등 투잡 뛰어…자영업 시작해보지만 이마저도 어려워
무대 만들고 꾸미는 기획자·스텝도 마찬가지 "공연생태 회복방안 필요"
대구에서 프리랜서 사회자로 일하고 있는 A(40) 씨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소득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연말이면 어린이집, 유치원 재롱잔치를 진행하며 바쁘게 보냈지만 자체 녹화로 대체하는 어린이집이 많아졌다.
A씨는 하는 수 없이 생활비를 감당하고자 주중엔 배달업과 방역 일자리를, 주말엔 소규모 행사와 축제에 뛰어들고 있다. A씨는 "공연·행사 업계에서 10년을 종사해왔지만 이렇게 수입이 없는 적은 처음"이라며 "배달 아르바이트라도 하고자 생전 처음 오토바이도 타봤다"고 하소연 했다.
코로나19 장기화 행사와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이벤트나 예술업계에 종사하는 지역 아티스트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대다수의 지역 아티스트는 본업과 상관없는 배달업, 자영업 등의 투잡(two-job)을 뛰거나 아예 꿈을 접고 직종을 전환하는 등 생계비를 벌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동성로에서 음악학원을 운영하던 B(40) 씨 사정도 마찬가지다. 공연이 사라진 지 오래고 수강생도 없어 수업을 진행할 수도 없었다. 살기 위해 배달이나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던 B씨는 아예 다른 회사로 들어가면서 잠시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B씨는 "보컬인 지인도 몇십 년을 노래하다 코로나19로 '안정된 삶을 찾고 싶다'며 회사로 들어갔다. 피아노 치던 지인은 부동산업에 뛰어들거나 카페를 차렸다. 하지만 그마저도 장사가 잘 안돼 힘들어한다. 너무 안타깝다"고 호소했다.
무대를 만들고 꾸미는 기획자와 스텝들의 생활도 덩달아 어려워졌다. 기획자들은 축제 하나를 준비하기 위해 보통 1년 이상의 준비 과정을 거친다. 코로나19는 기획자들의 한 해 동안의 일거리를 없애버린 셈이다.
무대가 없어지니 연출, 조명 등 무대 뒤편에서 일하는 스텝들도 일거리를 찾아 업계를 떠났다. 지역의 대표적인 공연 기획 업체인 '인디053'의 이창원 대표는 "이미 많은 아티스트가 업계를 이탈한 가운데 공연을 해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심리적 부담이 크다"며 "이미 문화예술 생태계가 무너진 상황이기에 단순히 공연만 되살리는 일차원적 보상이 답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로 타격받은 업계를 살리기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문화예술 활동이 작게라도 꾸준히 이어질 수 있는 산업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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