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오는 6월 지방선거의 공천심사 룰을 확정해 발표했다. 정권 교체 후 치러지는 전국적 첫 선거이자 지방자치 일꾼을 뽑는 중대사여서 관심이 크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현역 국회의원에 대해 10%를 감점하고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전력자에 대해서는 15%를 감점하는 페널티 조항을 포함시켰다. 여소야대인 상황에서 국민의힘 현역 국회의원의 지방선거 출마를 막기 위한 의도라고 읽히는데, 논란이 없지 않다.
우리가 국민의힘의 이번 공천 룰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이로 인해 대구시장 선거 판세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의원은 이번 공천 규정에 따라 총 25% 페널티를 받게 됐다. 현역 의원 출마 페널티와 지난 총선 당시 무소속 출마에 따른 페널티 모두 적용받는 것이다. 홍 의원이 아무리 거물급 정치인이라 할지라도 25% 감점 핸디캡을 극복하고 국민의힘 공천을 받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이번 국민의힘 공천 룰 논란이 생기는 배경으로는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목되고 있다. 그 역시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는데, 결과적으로 심판이 경쟁자의 손발을 묶는 경기 룰을 만든 뒤 선수로 뛰겠다고 나선 격이다. 김 최고위원은 무기명 비밀 투표 다수결로 정했을 뿐 자신이 주도하지 않았다고 해명하지만 설득력은 낮아 보인다. 비록 홍 의원의 대구시장 출마를 놓고 논란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유력 경쟁자의 손발을 묶어 놓고 경기를 뛰는 것을 페어플레이라 할 수는 없다.
대구는 '국민의힘 공천=당선' 등식이 통하는 선거구다. 공천이 본선거보다 중요한 마당에 국민의힘 공천 룰을 이렇게 정하면 편파 논란을 피할 수 없다. 공천 페널티에 반발해 홍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의 이번 공천심사 룰은 대구시장 선거 보수 표심 분열을 불러올 수도 있다. 정정당당한 공천 경쟁을 통해 시민들의 선택을 받도록 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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