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휘발윳값 9년5개월만 최고…2012년 10월 이후 2천원 ‘목전’
금복주 등 주류 출고가 ↑…인상 미루던 식당들 “500~1천원 올릴 수밖에”
기름값과 주류, 곡물 등 각종 생활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서민경제가 위기에 봉착했다.
2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9일 대구지역 평균 휘발유 판매가는 ℓ당 1천989.85원으로 2천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일일 기준 대구 휘발유값이 2천원을 넘은 날은 지난 2012년 10월 3일(2천1.63원)이 마지막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유지되면 약 10년 만에 지역 휘발윳값이 2천원을 넘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소나타를 모는 직장인 최원재(32) 씨는 "휘발유가 1천500원이었을 때는 보통 12만원이면 가득 찼었는데 지금은 16만원까지 넣어야 된다"며 "당분간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나 고민까지 할 정도"라고 말했다.
대구에서 출조(出釣) 버스를 운행하는 박모(60) 씨는 "최근 경윳값도 급격히 올라 톨게이트비 등 각종 요금을 제하면 버는 돈이 최저임금에 못 미칠 때도 있다"며 "오름세가 지속되면 4월부터는 요금을 5천원 정도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주류 가격도 올라 '소맥 1만원 시대'가 다가왔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23일부터 테라와 하이트 등 맥주 출고가를 평균 7.7% 올리기로 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23일 참이슬과 진로 등 소주 출고가를 7.9% 올렸고, 대구경북 소주업체 금복주도 지난 7일 참소주 출고가를 8.8% 인상했다.
주류 출고가 인상은 보리와 주정 등 원료와 물류비, 병뚜껑 가격 등이 모두 올랐기 때문이다.
손님 눈치를 보며 인상을 주저하던 식당 주인들도 더 이상은 버티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대구 달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유모(44) 씨는 4천원에 팔던 소주와 맥주 가격을 적게는 500원, 많게는 1천원까지 올릴 생각을 하고 있다.
유씨는 "손님이 줄까 봐 가격을 그대로 뒀는데 계속해서 가격이 오르면서 가게에서 파는 모든 술의 출고가가 올라 인상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했다.
직장인 조모(52) 씨는 "소주도 5천원, 맥주도 5천원이 되면 소맥 1만원 시대가 열리는 거냐"면서 "퇴근하고 간단하게 한잔하기도 부담스럽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밀과 옥수수의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입 곡물 가격의 상승세도 가팔라지고 있고, 2분기에는 전기와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도 예정돼 있다.
대구경북연구원 관계자는 "체감경기와 직결되는 물가가 모조리 오르고 있어 서민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유류세 인하 폭 상향이나 공공요금 안정화 등 적극적인 물가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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