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오미크론과 한약제제 

입력 2022-05-04 19:03:16

정재우 원재한의원장·한의학 박사

정재우 원재한의원장·한의학 박사
정재우 원재한의원장·한의학 박사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크게 줄긴 했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 주변 어디에도 코로나 감염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대부분의 감염자는 자신의 감염 경로를 알 수 없고 가족 및 직장 구성원 등 주변에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을 너무나 쉽게 만날 수 있다.

오미크론은 폐세포 침투력이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변이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약하다고 한다. 대신 상기도에서 활발하게 증식해 바이러스가 밖으로 더 쉽게 배출될 수 있어 전파력이 강하다. 오미크론의 중증화율이 낮아지고 전파력이 강력해진 만큼 정부에서는 현재 1급 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는 코로나19의 등급 조정을 논의 중이며, 향후 일상적인 의료 체계에서 관리·치료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독감 수준으로 코로나에 대처하겠다는 뜻이다.

필자는 재택치료와 일상적인 의료체계에서 경증의 오미크론 감염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보험 한약제제를 소개하고자 한다.

오미크론 감염 후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심한 인후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침을 삼키기가 힘든 정도의 통증이 3, 4일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이때 효과적인 한방제제는 '연교패독산'이다. 바이러스 감염 후 발열, 두통, 전신의 통증, 기침, 코막힘 등의 증상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으며 특히 인후부의 염증을 치료하는 효과가 탁월한 처방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아니라도 감기나 몸살로 목이 칼칼하고 인후통으로 침을 삼키기 어려운 경우에 복용하는 것도 좋다.

열이 나고 몸살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갈근탕이나 갈근해기탕이 좋다. 발열 몸살과 함께 가슴이 답답하고 잠도 못 이루고 눈이 충혈되고 코가 마르는 증상에 적합한 약이다. 발열과 함께 가슴이 답답하고 구역질이 나는 경우는 소시호탕, 열은 많이 나지 않고 두통과 몸살 증상만 있으면 구미강활탕을 복용하면 좋다. 몸살 및 두통과 함께 소화불량, 구역질, 설사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는 삼소음이나 불환금정기산을 응용할 수 있다. 특히 평소에 위장이 약한 환자의 경우에는 불환금정기산이 무난하다.

재택기간이 끝나고 일상생활로 복귀한 뒤에도 기침이 완전히 떨어지지 않고 고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는 삼소음이나 행소탕과 같이 부드러운 약을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예전처럼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몸이 무거우며 두통, 가슴 답답함 등의 증상이 남아 있으면 시호계지탕을 응용해 볼 만하다.

불편한 증상들이 없어진 뒤에도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식욕이 떨어지고 체력 저하가 현저한 경우에는 보중익기탕을 복용하면 도움이 많이 된다.

일상적인 의료체계에서 응용할 수 있는 한약제제를 소개했다. 이들 제제는 모두 가까운 한의원에서 한의사의 진단으로 처방이 가능한 약들이다.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담도 별로 없다.

이와 더불어 면역을 강화시키면서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고 만성적인 기침에 도움이 되는 오과차를 만들어놓고 수시로 마시면 오미크론 유행 시기에 도움이 된다. 오과차는 호두 10개, 은행 15개, 대추 7개, 생밤 7개, 생강 1개에 물을 2천 cc를 넣고 1천 cc가 되도록 달여서 수시로 마시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