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피해지역 특별재난지역 선포
상심한 주민들 직접 방문 위로…지역 명소 금강송 군락지 언급
"소중한 곳이니 최대한 방어를"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재앙 수준의 산불이 난 경북 울진군과 강원 삼척시를 방문, 피해 현황을 둘러본 뒤 이재민들의 하소연을 들으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복구를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45분쯤 경북 울진국민체육진흥센터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를 찾아 "대통령이 직접 오면 수습도, 복구도 빨라지고, 어르신들에게도 위로가 될까 싶어 왔다"고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대부분 고령층인 주민들을 만나 바닥에 함께 앉은 상태에서 대화를 나눴고 중간중간 주민들의 손을 잡고 얘기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문 대통령은 "20년 내에 제일 큰 규모의 화재라고 하던데 그 와중에 인명피해가 한 분도 없어서 다행"이라며 "그래도 사람 목숨이 중요하다. 몸만 성하면, 사람만 무사하면 나머지 복구는 정부가 힘을 보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 주민이 "몸만 빠져나왔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얼마나 당황스럽고 상실감이 크겠나. 삶의 터전을 하루 아침에 잃어버렸으니 상실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이어 "국민들도 이틀동안 꼬박 텔레비전 앞에서 화재를 보며 안타까워했다. 힘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피해 주민들의 호소도 이어졌다. 한 이재민은 "저는 혼자 사는데 집이 다 타고, 산도 다 타고 기가 막히다. 대책이 없다"며 "저도 죽을 뻔했고 짐승도 다 죽었다. 너무 힘이 들고 억울하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다른 주민들도 "엉겁결에 나오느라 돈도 다 두고 나왔다", "(원래 거주지에) 아직도 연기가 나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자원봉사를 하던 한 주민은 자신도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밝히며 "저는 매실밭 5천 평이 홀랑 다 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대피소 방문을 마친 뒤에는 화재 현장인 울진군 신화2리를 찾아 피해 상황을 살펴봤다.
문 대통령은 최병암 산림청장에게 대응 현황 보고를 받고는 "우선 인명피해 없이 잘 막아준 것에 대해 노고를 치하하고 싶다"며 "오늘 날이 밝을 때 주불을 좀 잡고, 밤 동안 잔불정리에 들어갈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또 울진군에 있는 금강송 군락지를 언급하며 "소중한 곳이니 최대한 방어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동해시 쪽 상황이 염려가 됐는데 밤중에 잘 막은 것 같다"며 "외곽지역이나 민가가 일부 불이 난 정도인데, 언론에서는 시가지(에 불길이 번진 것처럼) 보도가 돼 실제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느껴진다. 언론에 알릴 때 정확히 설명을 해달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을 만난 신화2리의 이장은 "(대피시킨) 노약자분들이 돌아와서 집이 무너진 것을 보면 너무 큰 상처를 받을 것 같아서 마음의 안정을 찾은 뒤에 모셔오려 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어르신들이 다 무사하셔서 그나마 다행이다. 이걸 언제 다 복구하나 까마득하게 느껴지시겠다"며 신속한 지원을 약속했다.
이어 "빠르게 이 분들이 주택을 복구해 정상적인 삶으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 드려야 한다"며 "임시 주택이라도 근처에 마련해 생업에 종사하며 지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 일대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따른 세부적인 지원사항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