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우크라 응원' 귤 캐리커쳐 올렸다 삭제→"국가적 망신" 되돌려준 與

입력 2022-03-01 16:29:16 수정 2022-03-01 16:43:46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측이 게시한 귤 캐리커쳐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측이 게시한 귤 캐리커쳐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일 SNS 계정에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글과 함께 귤에 캐릭터를 그린 사진을 올렸다가 "부적절한 처사"라는 비판 여론에 직면하자 곧바로 삭제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7시쯤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We stand with Ukraine.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검은 펜으로 화난 표정을 한 캐릭터를 그려 넣은 귤 사진을 게시했다.

해당 계정은 윤 후보가 반려동물과의 일상을 주로 올리는 계정으로, 해당 사진은 게시 3시간 만에 2천회 이상 공유됐다.

그러나 해당 게시글에 대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지나치게 가볍게 접근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캐릭터의 머리 모양을 두고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를 표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호주 공영방송 ABC 소속 스테픈 지에지츠 기자는 "그동안 맥락 없는 트윗들을 많이 봤지만, 한국의 보수당 대선 후보가 올린 건 정말 당황스럽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영국 가디언 등에 한국 소식을 전하는 프리랜서 외신기자 라파엘 라시드는 "한국 보수정당 윤석열 대선후보의 기이하고도, 눈치 없는 귤 사진이 삭제되기 전에 올려둔다"며 "귀여운 반려동물 사진을 올리는 계정이지만 전쟁에 귀여움은 없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선대본부 측은 "오렌지혁명을 떠올리며 실무자가 응원하고자 올린 것"이라며 "국내 정치에 활용될 우려가 있어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오렌지혁명은 2004년 우크라이나 대선 당시 친러시아 성향의 여당 후보가 부정선거 의혹과 함께 당선되자 야당 후보 빅토르 유센코의 지지자들이 야당의 상징인 오렌지색 옷과 깃발 등을 들고 재선거를 요구하며 벌인 대규모 시위 사태다.

반면, 전용기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참혹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해야 함에도, 대한민국 대선 후보가 이런 상식 밖의 메시지를 낸 것에 경악할 따름"이라며 "국가적 망신이다. 윤 후보는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비판했다.

앞서 국민의힘 측은 이재명 후보의 '우크라이나 러시아 자극' 발언과 관련해 "국제적 망신"이라며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