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DJ·盧 쟁탈전…이재명 "정치보복 尹, 무슨 염치로" 윤석열 "李민주당, 전통 잇지 못해"

입력 2022-02-24 15:41:13 수정 2022-02-24 16:15:09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4일 강원도 원주시 중앙로 문화의 거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4일 강원도 원주시 중앙로 문화의 거리에서 열린 '강원도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 이재명이 열겠습니다!' 원주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재명의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과 다르다"고 규정하며 오히려 자신이 'DJ 정신'을 계승할 적임자임을 역설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정치보복을 말하는 이가 DJ를 언급할 자격이 있느냐"는 취지로 맞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4일 이날 오후 강원 원주 중앙로 현장유세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 "분열을 얘기하고 정치 보복을 얘기하고 색깔론으로 공격하고 지역갈등 부추기고 남녀갈등 부추기고 전쟁 위기 부추기는 사람이 무슨 염치로 노무현과 김대중을 얘기하냐"고 직격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이 평생 빨갱이로 몰려 색깔론 피해를 입고 그럼에도 남북평화협력 추진했고 최초로 남북정상회담해서 햇볕정책이란 이름으로 평화의 온기를 가져왔다"며 "통합했다. 정치보복 안 했다. 본인이 일생 피해입고 죽을 고비 수없이 넘겼어도 용서했다. 왜? 국가 발전을 위해서 이 나라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 필요하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그런데 속을 만큼 수준이 떨어지냐"며 "우리 국민은 집단 지성으로 촛불을 들고 과거를 청산한 위대한 국민이다. 앞으로 촛불 들고 구체제 청산했던 것처럼 여러분 3월10일 새 나라를 열어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여야 전직 국회의장·국회의원 윤석열 후보 지지 선언'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전직 여야 국회의장·국회의원 윤석열 지지 및 정권교체 결의 대회'에서 "민주당에 과거 DJ(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의 DNA가 내려오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재명의 민주당을 구성하는 주역들은 과거의 멋진, 찬란한 전통을 지닌 민주당이 아니다"고 규정했다.

이어 "저는 이번 선거가 정파의 대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대결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이번 대선은 비상식과 몰상식, 반헌법적인 세력과 헌법 수호 세력의 대결로서 그들을 몰아내고 우리 대한민국 헌법에 동의하는 분들과 멋지게 협치하고 양보하고 국민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과 사랑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제가 정부를 맡게 되더라도 독선과 아집이 아니라 선배께 여쭤보고 전문가에 물어보는 '물어보고 하는 정치, 경청하는 듣는 정치'를 반드시 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가 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은 지난 19일 경남 김해 유세에서다.

당시 윤 후보는 고 노 대통령의 묘소가 있는 경남 김해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이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을 파는 것을 믿지 말자. 어디다 그런 분들을 선거 장사에 이용하나"라며 "지금 민주당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받은 당이 맞는가. 지난 5년 동안 민주당 정권을 망가뜨린 사람들이 누구인가. 바로 이재명의 민주당 주역"이라고 맹비난했다.

윤 후보는 전날에도 전북 익산역 유세에서 민주당을 향해 "이재명의 민주당은 과거 김대중의 민주당도 아니고, 노무현의 열린민주당도 아니다"며 "김대중 대통령은 호남의 지역민이 바라는 복합쇼핑몰을 먼저 추진했을 것이며 노무현 대통령은 도시개발사업에 3억 5천만원 들고 가서 1조의 시민들의 재산을 탹탈하는 약탈하는 부정부패를 결코 좌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강병원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같은날 브리핑에서 "윤석열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더 이상 모욕하지 말라"며 "윤 후보가 호남을 찾아 표를 얻겠다지만, 연일 호남의 정신을 모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을 갈 수 없어 부득이 국민의힘을 선택했다는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의 민주당보다 김대중 정신에 가깝다'고 언급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라며 "윤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혁파하고자 하셨던 색깔론과 지역갈등을 부추기며, 'DJ 정신'과 '노무현 정신'을 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