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단일화 결렬 후폭풍…민주, 양당 갈라치기 속 연대 여지

입력 2022-02-21 17:26:38 수정 2022-02-21 22:48:48

국민의힘·국민의당 문자 메시지 등 놓고 진실 공방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중구 한 방송사에서 방송 광고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로 이동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방송 광고 촬영과 토론 준비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중구 한 방송사에서 방송 광고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로 이동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방송 광고 촬영과 토론 준비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단일화가 결렬되면서 양 측이 진실 공방을 벌이는 등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투표 용지 인쇄에 들어가는 28일까지 단일화 효과가 유효한 만큼 불씨 되살리기를 하며 빌미를 주지 않으려는 속내지만, 안 후보 측의 앙금이 깊어지는 모양새여서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4자 구도가 불리할 것 없다는 판단 아래 안 후보와의 연대 희망도 내비쳤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 결렬 선언을 하기에 앞서 지난 20일 오전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을 찾아 참배한 후 기념관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 결렬 선언을 하기에 앞서 지난 20일 오전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을 찾아 참배한 후 기념관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21일 안 후보가 전날 단일화 제안을 철회하기 3시간여 전에 윤 후보와의 통화 내용을 놓고 단일화 결렬의 책임론으로까지 거론하며 티격태격했다. 양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두 후보는 전날 오전 10쯤 통화했다. 하지만 '실무자 사전 협의'(윤 후보), '단일화 제안에 선 입장 표명'(안 후보) 등의 언급을 놓고 아전인수 격 해석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실무자를 통한 사전 협의'에 무게를 뒀고, 안 후보는 '이미 늦었다'는 취지로 이야기하면서 동상이몽이 됐다는 것이다.

양 측은 안 후보가 통화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앞두고 윤 후보에게 보냈다는 문자를 놓고도 진실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당 측에서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자, 윤 후보 측은 받지 못했다고 반박했고, 국민의당이 재반박하는 등 신경전이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자강론'에 무게를 두면서도 단일화 여지를 차단하지 않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안 후보 측을 향해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을 놓고 장사 그만하라"고 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더 노력해야지요"라고 한 데 이어 이날도 "어제 굉장히 아쉬웠다. 정권 교체를 위한 노력은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 "안 후보는 단일화 이후를 단일화 자체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협상 과정에서 조롱을 하거나 협박을 하거나 상중(喪中)에 이상한 말들이 나오는 것을 보고 '이 분들은 단일화의 의사가 없구나'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국민의힘에 화살을 돌렸다.

민주당은 안도감 속에 양당 갈라치기를 하며 안 후보의 완주를 내심 바라는 모습이다. 또 이재명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안 후보가 '정치 모리배'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격렬하게 선언을 했기 때문에 단일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이제는 없다"며 "만약 안 후보 쪽과 우리가 뭘 같이 해볼 수 있다면 국면 자체가 유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