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 협상이 결렬되자 여권이 반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보수 분열을 틈 타 진보 총결집을 노린다면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박빙 열세 상황을 일거에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드러내고 있다.
21일 우상호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TBS 라디오에 나와 야권 단일화 불발과 관련해 "제가 처음부터 안 된다고 그랬다"면서 "결렬 선언을 하고 나서 다시 이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 측은 여지를 남겨 두고 있으나 이것이 최종 결렬로 비춰질 때 올 수 있는 후폭풍이 두려워서 말씀하시는 거지 다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없다"고 덧붙였다.
4자 구도에 대한 자신감과 더불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도 암시했다. 우 본부장은 "저희는 4자 구도로 가는 것만으로도 불리하지 않다"며 "만약 안철수 후보 쪽과 우리가 뭘 같이해 볼 수 있다 그러면 선거 자체로만 보면 국면 자체가 유리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결국 안철수 후보가 고뇌하고 결단해야 될 문제"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안팎에선 지난 1997년 15대 대선 당시 '보수 분열' 재현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와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의 보수표 갈라먹기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가 불과 1.53%포인트(약 39만표)차 신승을 거둔 기억이 있어서다.
이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야권은) 단일화해야 한다. DJP 연합이 1.6% 차이로 내가 대통령이 안 된 (여러 요인 중 하나의) 요인이 된 건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에게 사실상 마지막 반전의 계기가 찾아온 셈이지만, 야권 단일화 불발의 파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당장 안 후보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를 넘지 못하는데다, 사표 방지 심리에 따라 정권교체를 원하는 안 후보 지지자들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정치·선거 컨설팅업체 엘엔피파트너스 이주엽 대표는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6% 안팎 보합세를 보이고 있는데 완주 시 1~2% 정도의 이탈표 발생은 불가피하다. 이탈표는 정권교체론에 따라 6대4 또는 7대3 정도로 윤석열 후보에게 쏠릴 가능성이 크다"며 "안철수 후보가 이재명 후보와 단일화를 할 가능성은 사실상 고려하기 힘들기 때문에 야권 단일화 불발이 후보에게 호재라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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