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후보 '적폐 청산' 발언 계기…친문 지지층 빠르게 마음돌려
"盧 전 대통령 트라우마 떠올라"…李, 입장 선회 표심 적극 구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집권 시 적폐 청산' 발언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분노를 계기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친문 진영이 연합 구도를 형성, 범여권 지지층 결집과 중도 부동층 흡수를 노리고 나섰다.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후보의 지지율과 관련해 "상승세로 돌아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다시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변화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지율 상승의 원인에 대해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일차적으로 친문 지지층에서 가장 빠르게 반응이 왔다. 중도 및 진보 성향의 부동층 공략은 계속 진행하면서 선거 막판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대선) 1주일 전에는 (판세가) 결론이 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치권에선 이 후보와 친문의 연합 구도가 지난 10일 문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분노 표출로 '자의 반, 타의 반' 형성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낙연 전 대표의 선대위 합류에도 '이재명 비토' 정서가 여전했던 친문 지지층이 문 대통령의 대선정국 참전에 '노무현 트라우마'를 떠올리며 마음을 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하던 이 후보도 친문 표심을 적극적으로 구애하며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제주도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에서 연설을 통해 "국민의힘의 전신 정권이 우리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정치 보복해서 그분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그 안타까운 일을 기억하느냐. 그런 일이 다시 벌어질 것이라고 공언하는 후보가 있다"며 윤 후보를 직격했다.
이어 "저는 살면서 어떤 독재자도, 어떤 폭력적인 정치인도 대놓고 '정치보복을 하겠다', '엄단하겠다', '문을 닫게 하겠다'고 이렇게 폭력을 공언하는 후보를 본 적이 없다"며 "이제 촛불집회도 처벌을 당하고, 한때 그랬던 것처럼 우리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기 위해서 건물 옥상에 숨어들어 유인물을 만들어 뿌려야 하는 그런 비민주적인 국가, 폭압 정치의 나라, 공안 정치의 나라로 되돌아가고 싶으냐"고 반문했다.
정치보복 프레임을 통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범여권을 총 결집시키면서 동시에 20%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 부동층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가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의 '사실상 정권교체론'을 포기하고 정권재창출론을 밀고 나선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에 대한 심판성 성격이 강한 이번 대선에서 정권재창출론을 앞세우는 것은 필패일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힘 입장에선 이 후보와 친문의 연합이 오히려 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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