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친중·친북·반미 아니냐" vs 李 "전쟁 확률 높이자는 거냐"

입력 2022-02-11 22:33:30 수정 2022-02-11 23:05:47

D-25 대선후보 TV토론…주도권 토론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연합뉴스

11일 대통령 선거를 26일 앞두고 열린 두 번째 대선후보 간 4자 TV토론에서 후보들은 경제성장, 외교안보, 기후위기, 연금개혁 등 정책 분야를 두고 지난 첫 토론보다 한층 날선 주도권 토론을 주고받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이날 오후 8시부터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고 방송 6개 사가 공동 주관한 대선 후보 2차 TV 토론회에서 맞붙었다.

가장 먼저 주도권을 얻은 안철수 후보가 연금개혁과 관련해 윤석열 후보를 겨냥해 국민연금이 가정한 출산율과 실제 현재 출산율을 꼬집어 물어보며 다시 한 번 '장학퀴즈식' 공세를 시도했다. 윤 후보는 국민연금의 가정 출산율은 "모르겠다"고 답했고, 현 출산률은 실제 수치(0.84명)와 유사한 "0.86명"이라고 대답했다.

윤석열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사실상 단독으로 겨냥, 외교·안보를 주제로 포문을 열었다. "지금이 종전 상태라고 생각하느냐"는 윤 후보의 질문에 이 후보는 "사실상은 종전 상태, 법률 상은 정전 상태"라고 대답했다.

이에 윤 후보는 "유엔사와 배후기지를 유지하면서 불의의 사태가 벌어지면 자동 개입하게 되는데, 이것 자체가 전쟁 억지력인데 사실상 종전 상태라고 우긴다면 전쟁 억지력을 완화하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전쟁을 피하고 평화를 만들려는 노력보다 대립을 격화시키려는 의지가 읽힌다. 더 중요한 건 싸우지 않아도 되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고, 상대가 현실적으로 있는데 선제타격하겠다고 도발해선 안된다"고 에둘러 맞받았다.

이에 윤 후보는 "(이 후보의) 핵을 인정하자거나 3축 체제가 필요 없다, 또 전시작전권 회수에 조건이 필요없다는 등의 발언이 결국 친중, 친북, 반미라는 이념적 지향에 서 있는 것 아니냐"고 '색깔론'을 활용한 공세를 폈고, 이 후보는 "명색이 법률가신데 허위 주장을 너무 많이 한다. 그런 이야기 모두 한 적이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왼쪽부터)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왼쪽부터)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주도권을 얻어간 이 후보는 "정치 지도자나 군 사령관이나 할 소리를 너무 쉽게 하신다"며 앞선 윤 후보의 공격에 반격을 개시했다. 이 후보는 "군사적 긴장을 유발해 전쟁 위기가 올라가면 어떡할 거냐. '더 힐'이라는 군사 잡지에서 윤 후보가 높아지는 한반도 전쟁 가능성의 원인이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그는 국제정치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분으로 유명하다. 대선 토론에서 그런 분의 글을 인용한다는 것이 어이없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를 제외한 두 후보에게는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다. 안 후보를 향해선 "통합 정부, 연합 정부가 꼭 필요하다. 후보들이 선거 때는 싸우더라도 끝나면 원팀이 되자는 얘기를 드리고 싶다"고 하자 안 후보가 "제가 제일 먼저 한 이야기"라고 화답했고, 심 후보를 향해선 "우리 당이 위성정당을 만든 점을 사과드린다"고 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주도권을 얻은 심 후보는 노동과 기후위기 문제를 이용해 윤석열 후보를 겨냥했다. 심 후보는 "윤 후보는 흔한 말로 노동 분야에서 매우 꼰대스럽다. 이런 후진적 노동관을 가진 분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서 바로 이탈할 수 있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가했다.

그러면서 "선진국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이 아니라 창의력으로 경쟁하는데, 우리나라는 OECD 평균보다 연간 한 달을 더 일한다. 이제 주 4일제 대열에 동참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공세를 폈다.

에너지 문제에 관해서도 심 후보는 "윤 후보 계획을 보면 2030년 원전 비중을 34%까지 올리겠다고 했는데, 그러면 소형모듈원자로(SMR)을 더 지어야 한다. 수요가 많은 지역 인근에 짓는 게 효율적인 만큼 서울 강남에 짓는 것에 동의하시느냐"고 윤 후보를 조준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SMR을 그렇게 신속하게 짓겠다는 게 아니라 신한울 3·4호기를 짓고 하면 비중이 그 계획대로 높아질 것이다. 프랑스도 원전을 14기 더 지으면서도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도 적극 투자하기로 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