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완주 상황 아냐" vs "180개 사무소 준비"…野 단일화 동상이몽

입력 2022-02-09 18:57:26 수정 2022-02-09 20:41:58

국힘 '담판' 형식만 밀어붙여…윤석열 "신뢰하면 10분 안에 가능"
이준석, '안 대표 대선치를 재정능력 없을 것' 저격
안철수 "언론에 흘리는 단일화 제안 진정성 없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AMCHAM) 초청 특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AMCHAM) 초청 특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9일에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에게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 '담판' 테이블에 나오라고 압박했다.

안 후보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선 완주 의사를 재차 확인하고 있는데도 우격다짐으로 단일화 제안을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선 야권 후보 단일화는 박빙의 승부로 펼쳐지고 있는 이번 대선국면의 판세를 바꿀 수 있는 결정적인 변수이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단일화 효과를 볼 수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안 후보에 대한 구애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이날도 야권 단일화 화두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이 안 후보가 선거비용을 부담할 능력이 없어 완주가 어렵다며 중도 하차할 것이라고 주장하자 국민의당은 선거운동을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9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오는 15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하면 전국 250여개 지역에 정당 사무소를 마련하고 유세차를 운영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든다"면서 "당선을 목표로 하는 후보라면 최소한 100억원에서 200억원 정도 써야 하는데 (안 후보는) 그런 징후가 보이지 않는데 선거를 완주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이 대표의 주장은 터무니 없는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안 후보는 "지금 모든 등록 서류부터 선거운동에 필요한 여러 가지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고, 당 선대위 관계자 역시 "이번 주까지 선거사무소를 준비해 15일부터 문제 없이 선거운동을 개시할 것"이라며 "현재 지역선대위원장을 임명한 약 180개 지역 위주로 사무소를 준비하고 있고, 위원장이 없는 지역은 사무소 대신 유세차 등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고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양측은 단일화 협의 방식을 두고 날선 대립각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두 후보 사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현격하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불필요한 절차 없이 후보 간 담판으로 단일화를 이뤄내자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당은 안 후보가 이번 대선을 완주할 생각이기 때문에 단일화 방식을 고민한 적도 없고 언론에 흘리기 국민의힘의 바쁜 단일화 제안에 호응할 생각도 없다는 태도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TBS라디오에서 "지금 유력 대선 주자들은 지지율이 이미 거의 순위가 정해져 있지 않나. 그래서 단일화의 방향은 정해져 있다"며 윤 후보로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처럼 대표단을 만들어서 떠들썩하게 협상하기보다 두 후보가 정권교체라는 가치에 공감하고 담판을 통해 손을 잡는 그림이 최선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떡 줄 사람'인 안 후보는 이날도 대선 완주 의사를 피력했다.

안 후보는 오전 대한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담판 형식의 단일화에 대해 "(윤 후보 생각대로) 10분 만에 할 수 있는 그런 문제가 아니라 생각한다. 그것 자체가 좀 일방적인 생각을 갖고 계신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특히 안 후보는 어떤 제안도 받은 게 없다면서 국민의힘이 언론에 통해서만 단일화 메시지를 내는 행태가 "진정성이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