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직원 인사 두고 의장-부의장 의견 대립
한 달 넘는 갈등, 자질 논란에 "유치하다" 지적도
권경숙 의장 "소통하고자 노력하고 있어…"
대구 기초의회 의장단이 서로의 방문 앞에 '출입금지' '출입허용'이라는 안내 문구를 붙이는 촌극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부터 전면 시행된 구의회 인사권 독립안이 갈등의 발단이 됐다.
7일 중구의회 홍준연 부의장실 문 앞에는 '출입금지 권경숙 의원'이라는 안내 문구가 붙었다. '내부에 적이 있다'는 뜻을 담은 일본 속담도 병기했다. 권경숙 구의원은 현재 중구의회 의장으로 권 의장 역시 바로 옆 의장실 문 앞에 '홍준연 부의장에게 방문을 허용한다"는 안내 문구를 붙이며 맞대응했다.
매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문구가 처음 붙은 건 지난달로 의회 사무과 직원 인사가 발단이 됐다. 홍준연 부의장이 다른 직원이 더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반영되지 않자 권경숙 의장과 아예 대화하지 않겠다고 나선 것이다. 지난달 13일부터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안이 본격 시행되면서 지방의회는 소속 공무원에 대한 인사권을 독립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
홍준연 부의장은 "지방자치법 개정된 이후 의회 직원들 인사 과정에서 의원과 제대로 상의를 하지 않았다"며 "의장은 화합을 강조하는데 화합이 전혀 안 되고 있다. 화합하고자 했으면 최소한 부의장과 합의해 직원을 임명해야 했다"고 말했다.
권경숙 의장은 직원 인사와 관련한 사항을 모두 공유했고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권 의장은 "애초 임명하려고 하던 직원이 업무 처리에 있어 결격 사유가 없었다"며 "부의장이 다른 직원을 말해서 해당 직원에 인사 의사를 물어보고 의견을 달라고 했는데 의견 피력이 크게 없어서 기존 이야기되던 직원을 임명했다"고 했다.
한 달 넘도록 지속된 내부 갈등 속에 중구의회는 소통과 화합 부재, 의원 자질 부족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일각에서는 구의회를 이끄는 의장과 부의장이 대화조차 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유치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경숙 의장은 "의장 출입 금지를 막기 위해 내놓은 답이 '화합하자'는 문구였다"라며 "부의장을 만나면 꼬박 인사를 하며 소통을 하고자 노력 중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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