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고향' 성남서 눈물로 읍소
"많이 부족, 더 잘하겠다" 큰절…현 정권 '내로남불'까지 인정
지지율 답보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정치적 고향인 경기 성남을 찾아 "우리 가족들의 아픈 상처를 그만 헤집어 달라"며 눈물로 읍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성남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즉석연설을 하며 친형인 고(故) 이재선 씨와의 갈등과 관련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다. 제가 잘못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어머니를 언급하는 와중에 감정에 북받친 듯 연신 눈시울을 훔쳤다. 그는 "저에게 어머니는 하늘이다. 저를 낳아주셨고 길러주셨고 언제나 믿어주셨다"며 "저의 어떤 결정도 다 지지해주신 그 어머니를 (형님이) 어디를 어떻게 한다 하니, 제가 화나서 전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욕설 논란과 관련해 "욕한 건 잘못했다. 공직자로서 욕하지 말고 끝까지 참았어야 했다. 잘못했다"도 거듭 사과했다.
이 후보는 집권여당 대선 주자로서 현 정권의 실정에 사죄하는 큰절을 올리며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에도 가속도를 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기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열린 경기지역 공약 발표식에 앞서 "'민주당이 앞으로 더 잘하겠다, 잘할 뿐 아니라 우리가 많이 부족했다'는 사과의 말씀을 겸해서 인사드릴까 한다"며 민주당 의원 15명과 함께 예정에 없던 큰절을 했다.
이 후보의 '큰절 사과'는 이번이 두 번째로, 지난해 11월 24일 이후 62일만이다. 당시 이 후보와 민주당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로 인한 컨벤션 효과(정치적 이벤트 직후 해당 정당이나 정치인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에 고전하며 정치적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다.
이 후보가 정확히 두 달 만에 재차 사죄의 큰절을 올린 건, 최근 30% 박스권 지지율에 꼼짝없이 갇힌 상황을 그만큼 심각하게 인식하게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이 후보는 현 정권의 '내로남불'까지 인정하며 역대 최고 수준의 차별화를 꾀했다. 그는 "개혁진보 세력의 핵심적인 가치라고 할 수 있는 공정의 측면에서 많이 부족했다. 인재 채용에 있어서도 폭이 넓지 못했다"며 "그래서 우리 국민들께서는 내로남불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민주당을 질책하시기도 했다.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겸허한 자세로, 낮은 자세로 오로지 국민만을 위해 맡겨진 권한을 행사하려고 했는지, 의도와 다르게 그 뜻에 충분히 부합하지 못하지는 않았는지에 대해 반성하는 것이 맞다. 여러 차례 반성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지율 반등을 위한 모멘텀을 좀처럼 만들지 못하고 있는 이 후보는 설 연휴를 앞두고 현 정권에 대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며 민심 수습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 23일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부인할 수 없는 실패라고 직격하며 집권여당 후보로서 고개 숙여 사과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발표한 경기지역 공약은 ▷광역급행철도(GTX) 증속 및 신규 노선 추가 ▷지하철 3·5·6·7·8·9호선 등 각종 철도망 연장 ▷경부고속도로 양재-동탄 구간 지하화 ▷수원 군 공항 이전과 연계한 경기 남부 공항 건설 ▷1기 신도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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