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욕설 160분' 공개, '무속인' 논란 네트워크본부 해산
"미투 2차 가해? 사적으로 민주당 의원들도 그런 얘기 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이 무속 논란, 미투(성폭력, 나도 당했다) 2차 가해 논란 등으로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잇따르는 김건희발(發) 악재를 다급히 진화하고 '맞불' 대응에 나섰지만 자못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무속 논란은 김 씨가 한 유튜브 채널 기자와 통화 중 '관상', '도사', '영적인 사람' 등 발언을 한 데 이어, 세계일보가 선대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 '건진법사'라는 무속인이 활동하고 선거 캠페인에도 깊숙이 개입한다는 의혹을 보도하며 18일 현재까지 증폭되고 있다.
전날 MBC 뉴스데스크에서도 김 씨가 '7시간 통화' 중 "내가 신을 받거나 이런 건 전혀 아닌데, 내가 웬만한 사람보다 잘 맞출 거야…(관상은) 빛깔을 보고서 하는 거지. 생김을 보는 건 굉장히 하수들이 보는 거예요"라고 발언한 것이 추가 공개됐다.
미투 2차 가해 논란도 불거졌다. 녹취에서 김 씨는 미투에 대한 견해를 말하던 중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피해자 김지은 씨를 가리켜 2차 가해 발언을 했다. 김지은 씨는 김건희 씨에게 직접 사과 요구를 했다.
국민의힘은 당초 MBC 스트레이트 방송 직후 '한 방은 없었다'며 한시름 놓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유튜브나 언론 보도를 통해 '김건희 통화' 추가 녹취와 김 씨 발언에 힘을 싣는 여러 정황이 나오면서 논란이 거듭 증폭되고 있다.
당내에선 "이러다 '김건희 해명'만 하느라 윤 후보의 정책 비전과 수권 능력을 제대로 보이지 못한 채 대선을 치를 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고개를 든다.
윤 후보가 집권하면 '최순실 시즌2'가 되는 것 아니냐는 여권 공세에, 중도·무당층 표심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투 관련 발언은 피해자 김지은 씨에 대한 2차 가해 문제와 맞물려 여론 시선도 나쁜 상황이다. 김지은 씨가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 이상, 김건희 씨가 진지하게 사과를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당 안팎에서 적잖게 나온다.
국민의힘은 우선 맞불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욕설 파일을 꺼내면서다.
'굿바이 이재명' 저자인 장영하 변호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의 육성이 담긴 160분 분량의 녹음 파일을 언론에 공개했다.
장 변호사는 국민의힘 '이재명 국민검증특위' 소속이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산하 클린선거전략본부가 장 변호사의 회견을 직간접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무속 논란' 진화에 나섰다.
윤 후보가 직접 지시해 네트워크본부를 해산시켰다. 네트워크본부는 무속인으로 알려진 '건진법사'가 활동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선대본부 산하 조직이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본부를 해산한 배경에 대해 "윤 후보와 관련해 불필요하고 악의적인 오해가 확산하는 부분에 대해 단호하게 차단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건희 7시간 통화'에서 파생된 무속·미투 2차 가해 등 논란은 '사적 대화'에 따른 것이라고 선 긋기도 이어졌다. 공인이라는 이유로 사적 자리에서 나눈 얘기마저 검증, 검열의 대상이 되는 것은 가혹하다는 것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유튜브 채널 인터뷰에서 "김건희 씨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김지은 씨 간 사적관계에 대해 개인적인 사견을 얹어서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적인 전화 통화를 했다는 것 가지고 (성폭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란 표현은 성립하기 쉽지 않다"고 감쌌다.
하태경 의원은 불교방송 라디오에서 김건희 씨의 '미투 폄하' 발언과 관련해 "그 부분은 사과를 했다. 그런데 사적인 대화로 국회에서도 민주당 의원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며 김 씨를 옹호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선대위도 무속인들에게 종교본부장 임명장을 발급했다"고 화살을 돌렸다. 캠프 활동 인사에 무속인이 포함된 것은 선거에서 통상적인 일이라는 주장이다.
하 의원은 페이스북에 19대 대선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 명의로 발급된 '전국무속인위원장' 임명장을 게시한 뒤 "현 이재명 선대위에서도 지난 4일 무속인들에게 선대위 종교본부 임명장을 발급했다"고 썼다.
한편,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클리앙'의 한 누리꾼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및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해당 누리꾼은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방송 화면을 갈무리한 뒤, 김건희 씨가 하지 않은 악의적 내용의 자막을 입혀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김 씨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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