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허로자 여사 유해 봉안식…구미 공설 납골당인 숭조당에 모셔
생전 “할아버지 묘 옆에 아버지 비석 세우는 게 소원”
지역 모셔오는 데 市·의회 큰 공
경북 구미 출신 항일의병장 왕산 허위(許蔿 1854~1908) 선생의 친손녀인 허로자 여사(매일신문 2021년 12월 29일 자 22면·30일 자 8면)의 유해가 96년 만에 경북 구미에 안장된다.
10일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에 따르면 허 여사 유해 봉안식이 오는 12일 오전 11시 구미 공설 납골당인 숭조당에서 열린다.
허 여사는 지난달 26일 서울에서 향년 9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으나, 경제적으로 궁핍해 유해를 모실 곳을 찾지 못했다.
허 여사의 장례식도 구자근(구미갑) 국회의원의 도움으로 LS전선㈜이 빈소와 장례비용 등을 전액 부담해, 어렵사리 장례식을 마쳤다.
화장한 유해를 모실 곳이 마땅치 않아 서울에 사는 5촌 조카가 잠시 모시고 있다가 이번에 구미로 오게 됐다.
허 여사의 유해를 구미로 모시는 데는 김재상 구미시의회 의장과 구미시 등의 도움이 있었다고 민족문제연구소는 덧붙였다.
우즈베키스탄에 살던 허 여사는 지난 2006년 10월 한명숙 국무총리 초청으로 80여년 만에 한국을 처음 방문했으며, 이후 최근까지 서울에서 생활했다.

허 여사는 2007년 법무부에 귀화를 신청했으나 거부당했다.
독립 후손 증빙 서류에 아버지의 이름이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허학'이 아닌 '허형'으로 기재된 탓이다.
9촌 조카의 도움으로 2009년에서야 귀화 신청서를 다시 접수할 수 있었고 이듬해 귀화 허가증을 받고 2011년 1월 12일에 비로소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했다.
허 여사는 생전에 "할아버지 묘 옆에 아버지 비석하나 세우는 게 소원이었다"고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는 밝혔다.
왕산 허위 선생은 구미 임은동 출신으로 조선 말기에 항일 의병장으로 활동했다.
을사조약이 강제 체결되자 고종의 어명으로 1907년 13도 연합의창군 1만여명을 이끌고 서울진공작전을 벌이는 등 의병 활동을 하다 체포돼, 1908년 서대문형무소에서 54세의 일기로 순국했다.
3대에 걸쳐 14명의 독립투사를 배출한 독립운동가 집안이지만 항일운동으로 집안이 풍비박산 나면서 허위 선생 후손들은 한국과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키르기스스탄 등 여러 곳으로 흩어져 살고 있다.
김영덕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장은 "독립운동가 후손이 구미에 오게 된 것은 처음"이라며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평생 고생을 하셨을 텐데 이제는 할아버지가 잠들어 계신 곳에서 영면하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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