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남구 등 5곳 재·보선 공천, 尹-李 봉합 시험대

입력 2022-01-09 17:44:56 수정 2022-01-09 20:10:45

'누가 공천' 신경전 불가피…李, 윤 상대 지분 확보 관심

극한 대치 끝에 전격 화해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저녁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극한 대치 끝에 전격 화해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저녁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대표 사퇴를 촉구하며 심야까지 이어진 지난 6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서로 얼싸안으며 반전 드라마를 썼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언제까지 살가운 관계를 이어갈 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시 이 대표가 "긴 인고의 시간을 통해 다시 한 방향으로 뛰게 된 만큼 오늘부터 1분 1초도 낭비하지 않겠다"며 "만약 세 번째도 도망간다면 정말로 사퇴하겠다"는 '각오'를 밝혔지만, 오는 3월 9일 제20대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이라는 쉽지 않은 관문이 남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취약한 당내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사심'을 드러낼 경우 가까스로 봉합한 당 내홍이 다시 폭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의원 재·보선은 대구 중남구를 비롯해 서울 종로와 서초갑, 경기 안성, 충북 청주 상당 등 5곳에서 시행된다.

국민의힘 핵심 당직자는 3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선 공천시기와 관련해 '가급적 1월 내 마무리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석열 후보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은 재·보선 후보로 후보단을 형성해 윤석열 후보가 해당 지역과 인근을 방문할 때마다 바람몰이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당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이기 때문에 윤석열 후보의 당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사들 중심으로 공천이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윤 후보에게 도움이 될 것 같은 후보를 누가 공천하느냐를 두고선 당내에서 신경전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당무우선권을 거머쥔 윤 후보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할 공천관련 서류에 찍을 도장을 쥐고 있는 이 대표가 어떻게 협상을 마무리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내부에선 오는 3월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 표를 긁어 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 대표가 윤 후보를 상대로 얼마나 공천 지분을 확보하느냐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선이 어떻게 결론이 나든 그 이후에도 정치인생을 이어가야 하는 이 대표로선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전당대회에서 당당하게 선출된 대표 입장에선 재임기간 중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확장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라며 "정권교체라는 대의 앞에 당 대표와 대선 후보가 어떤 정치력을 보여주면서 협상을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대선 승패가 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당 일각에선 지난 6일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의원총회 현장에서 얼싸안기 전 관련 협상이 마무리 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양측에서 가장 첨예한 사안에 대한 해결 없이 두 사람이 한 배를 타는 것이 가능했겠느냐는 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