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고 들어간 尹…김종인 "후보 결정 기다려"

입력 2022-01-04 17:51:16 수정 2022-01-04 21:27:09

국힘 선대위 해법은…
金 전면 쇄신안 받아들이거나 배제하고 후보 중심 치를 수도
尹 결단이 또 다른 폭탄 우려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찾은 권성동 의원(왼쪽)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오른쪽). 이준석 대표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2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찾은 권성동 의원(왼쪽)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오른쪽). 이준석 대표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2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내부 갈등으로 혼돈에 빠졌다. 대선을 64일 앞둔 4일 제1야당이 선거 활동을 전면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전날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선대위 전면 쇄신안'을 띄운 가운데, 당은 윤석열 대선 후보가 이 상황을 어떻게 봉합할지를 두고 그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선대위 회의에 불참했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윤 후보가 어떤 선대위 체제가 효율적인 선거운동에 도움이 될지 숙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전날 선대위 해체가 발표된 뒤로는 서울 서초구 자택에 머물며 해법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위원장도 이날 오전에는 당사가 아닌 개인 집무실로 출근했다. 그는 오후에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의 쇄신안 수용과 관련해 "후보가 자기 나름대로 최종 결심을 안 한 모양이니 기다려보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후보가 이른 시일 내 결정한다고 했으니 오늘, 내일 사이에 결말이 날 테니, 그때까지 기다려보면 된다"고 했다. 이어 "답답한 사람은 나보다 우리 후보가 더 답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윤 후보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두 가지이다. 김 위원장이 제시한 선대위 전면 개편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김 위원장까지 배제한 채 후보 중심으로 대선을 치를 지이다.

이미 전날 국민의힘은 선대위 전면 쇄신을 발표하며 김 위원장을 제외한 선대위 주요 인사 전원이 일괄 사의를 표명하며 윤 후보에게 거취를 일임했다.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 등 원내 지도부도 사퇴 의사를 표했고, 당 소속 의원 전원이 당직에서 물러났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윤 후보가 손을 들어주는 쪽이 살아남는 상황"이라면서 "기존 6본부장 체제가 깨지면서 선대위 내 후보 직속 조직을 제외한 모든 보직이 죽은 자리가 됐다. 후보 결심 전에 선대위 자리를 던지느냐, 지키고 있느냐가 후일 또 다른 그룹핑의 근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처신에 곤란을 느끼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내홍을 두 달 넘게 끌어오면서 다양한 차원의 갈등이 복잡하게 얽혀 윤 후보의 '결심' 자체가 또 다른 폭탄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그간 윤 후보 측과 이준석 대표·김 위원장은 선거 전략을 두고 불협화음을 냈다.

이런 와중에 최근 당내에서 이 대표 거취를 압박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또 다른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준석이 대표가 되면 이런 리스크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았음에도 당원이 선택했다. 그렇다면 우리 스스로 감수한 위험이니 안고 가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만약 지금 윤 후보가 이 대표와 김 위원장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한다면, 선대위는 내쳐진 이 대표가 쏘아댈 총알을 막다가 끝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윤 후보가 정치력을 증명할 마지막 기회라는 진단도 나온다. 결단 이후 생길 파문까지 윤 후보가 수습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