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 러브콜' 송영길 "안철수 당선 안 되면 기회 다시는 오지 않을텐데…"

입력 2021-12-30 21:02:46

"공수처 인력 검찰 일개 지청 수준도 안돼…애초에 잘 못 설계된 것"
"윤석열이 하면 수사, 반대편이 하면 사찰" 거듭 尹 때리기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0일 통신조회 논란에 휩싸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해 "보완·강화해야 한다고 본다"며 야권을 중심으로 한 공수처 폐지론을 반박했다.

송 대표는 이날 오후 MBN '백운기의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검찰은 2천500명, 7천명의 수사관을 갖고 있는데 공수처는 수사 검사가 25명 밖에 안 된다. (검찰의) 지청 수준도 안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고 못한다고 하면 어떡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애초에 공수처가) 제대로 못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신설기관이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과 경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수처의 통신조회를 두고 국민의힘이 '사찰'이라고 비판하는 데 대해서는 "윤석열 후보는 검찰총장 시절 통신조회를 지적하니 사실관계 확인에 불과하다고 얼마나 변명한 게 많냐"며 "본인이 수사할 때는 수사고, 반대쪽이 하면 사찰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통신조회가 야당 의원들에 집중된 데 대해서도 "사건마다 다른 것이다. 공수처가 여당 의원이 고발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면 당연히 (여당 의원들도 통신조회를) 했겠죠"라며 "그런데 공수처가 수사하는 것은 고발사주 건 아니냐"고 말했다.

송 대표는 최근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을 두고 "2002 월드컵 16강 진출이 확정됐을 때 '아임 스틸 헝그리'(나는 여전히 배고프다)라고 한 히딩크 감독의 말을 기억한다"며 "그런 자세로 겸허하게 국민의 마음을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전날부터 이 후보에 맹공을 퍼붓고 있는 윤 후보를 겨냥해서는 "사람이라는 게 잘나갈 때는 멋있어 보인다. 못 나가고 어려울 때 진가가 드러난다"며 "지금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막말을 하는데 국민들이 평가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의 '일대일 토론' 제안을 윤 후보가 계속 거부하는 데 대해서는 "본인 지지율이 크로스가 됐는데 침대축구를 하면 되겠느냐. 표를 얻으려면 토론을 더 하고 싶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이어 '윤 후보의 가장 큰 문제점을 무엇이냐'는 질문에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은 알겠는데 정권교체를 뭘 할 것인가,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가라는 내용이 없다"며 "대한민국은 지금 세계 경제 10위의 대국이다. 간단한 나라가 아니다. 4개월 만에 대통령후보가 됐다. 적당히 검사로 있다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장동 특검' 문제에 대해서는 "야당이 지명하는 특검을 해달라? 그건 말이 안 된다"며 "저희는 언제든 빨리 특검을 하자. 현재 있는 상설특검법을 하면 된다. 별도의 특검법을 만들 필요가 없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송 대표는 이날 이재명 후보가 택지공급을 위한 일부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 '대표나 당, 선대위 차원에서 검토를 거친 것이냐'는 질문에 "긴밀희 상의하고 있다. 여러가지 토의 중에 있다"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천정배 전 의원(왼쪽)이 3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입당식에 송영길 대표 휠체어를 밀며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정배 전 의원(왼쪽)이 3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입당식에 송영길 대표 휠체어를 밀며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 대표는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최근 자신의 연대 제안에 대해 '헛된 꿈 꾸지 말라'고 반응한 데 대해서는 "그렇게 말씀을 하시겠죠. 그런데 생각보다 센 반발은 아니었다"고 안도했다.

이어 "과학기술 분야에 있어 안 후보의 지적은 들을 게 많고 참고할 게 많다. 안 후보의 어젠다를 수용하기에 윤 후보는 부족하다. 이재명 후보가 훨씬 조화가 잘 될 것"이라며 거듭 '러브콜'을 보냈다.

송 대표는 "안 후보도 이제 판단을 해야 한다. 지금은 지지도를 올려야 하니 누구와 연대하는 것은 말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본인이 당선될 수 있다면 모르지만, 당선이 안 되면 기회는 다시 오기 쉽지 않을 것이다. 현실적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안 후보와 합치는 것이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합치기보다 쉽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 열린 자세로 연정을 해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의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며 여지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