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3%.올 한해 국내 증시는 이만큼 성장했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장 마감 후 한국거래소 전광판의 코스피 종가에는 '2977.65'가 기재됐다. 지난해 폐장일(2873.47)보다 3.6% 오른 수치다. 지난해 연간 상승률(30.8%)의 9분의 1에 불과하다. 한국거래소는 30일 오후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2021년 증권.파생상품시장 폐장식을 개최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52% 내린 2977.65에 마쳤다.
◆ 시작은 창대했지만 끝은 미약했다
코스피는 1년간 '롤러코스터'를 탔다. 연초만 해도 호황을 거듭했다. 지난 1월 4일 2944.45로 출발했던 코스피는 같은 달 7일 사상 처음으로 3000을 돌파했다. 1983년 지수 발표 이후 38년 만이다.
이후 3100과 3200선을 차례로 뚫더니 지난 6월에는 3300선 고지를 밟았다. 지난 7월 6일엔 3305.21로 최고치를 새로 썼다. 증권가에선 코스피가 3700까지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경기 회복과 기업 실적이 근거였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코스피는 곤두박질 쳤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주요국의 통화 긴축,이상 기후로 각종 재해 발생, 반도체 업황 우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 대외 악재가 겹친 탓이다.
지난달 30일엔 코스피가 2839.01로 내려 앉았다. 연말에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 등에 힘입어 3000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끝내 안착엔 실패했다.
코스닥 시장은 오히려 사정이 낫다. 지난 1월 4일 977선으로 막을 연 코스닥 지수는 4월 12일 1000선을 돌파했다. IT 붐이 일었던 2000년 9월 이후 20년 7개월 만에 1000선을 회복한 것이다. 지난 8월 9일엔 1060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후 900~1050 사이 박스권에서 계속 출렁거리다, 30일 1033.98로 한 해를 마쳤다. 지난해 말(968.42)보다 6.77% 올랐다.

◆ G20 중 18위…76조 사들인 개미들이 떠받쳐
박스권에 갇힌 한국과 달리 미국은 3대 지수가 꾸준히 우상향했다. 특히 S&P 500지수는 올해 들어 27.6% 올랐다. 올해 들어서만 최고점을 70번 경신했다. 주가 상승률 기준으로 한국(코스피)은 주요 20개국(G20) 증시 대표 지수 가운데 18위에 머물렀다. 지난해엔 G20 중 1위였는데, 최하위권으로 곤두박질쳤다.
G20 중에선 아르헨티나가 상승률 64%로 1위에 올랐고 프랑스(29%), 터키·사우디아라비아(28%), 미국(27.6%) 등 순이었다. 중국(3.6%)과 브라질(-12.5%)은 한국보다 부진했다.
그나마 국내 증시를 떠받친 건 개인 투자자였다. 개인 투자자는 올해 국내 주식을 76조8000억원어치 사들였다. 이전 최대였던 지난해(약 64조원) 순매수 금액보다 20%가량 많다. 개인은 삼성전자(31조원)를 가장 많이 샀고, 게임주인 크래프톤(-1조4900억원)을 가장 많이 팔았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44조원, 26조원가량 순매도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시가총액은 2649조원으로, 지난해보다 12%(283조원) 늘었다. 대외 악재로 흔들린 대형주의 빈자리를 외풍이 덜한 중·소형주가 메웠다. 코스피에서 대형주는 1.6% 오르는 데 그쳤지만,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11.6%, 16.6% 상승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은 지난해 24.4%(483조원)에서 올해 21.2%(467조원)로 뒷걸음질 쳤다. 업종별로는 섬유·의복(103.5%)을 비롯해 비금속광물(29.9%), 통신(26.9%) 등이 올랐고 의약품(-18.4%), 전기·가스(-6.9%), 화학(-4.5%), 유통(-3.9%)은 내렸다.
증권가에선 당장 연초에 주가가 오르는 '1월 효과'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오미크론 확산과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속화 등 경기와 정책이 시장에 우호적이지 않다"며 "1월 증시는 횡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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