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김동연, 송영길 '러브콜' 사실상 거절

입력 2021-12-27 17:00:59 수정 2021-12-27 21:56:39

안철수 "文 정부 함께 심판? 누구 제안에도 관심 無"
김동연 "野 대독후보, 與 불신 후보" 싸잡아서 비판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7일 경기도 파주 육군1사단 GOP경계부대를 방문,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7일 경기도 파주 육군1사단 GOP경계부대를 방문,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가 이른바 '제3지대 연대' 가능성을 내비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러브콜에 대해 27일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진정성 없는 정략적 판 흔들기"라는 비판도 나왔다.

앞서 송 대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안철수 후보를 "국가 발전에 필요한 분"이라고 표현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보다는 이재명 후보와 결합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김동연 후보에 관해서도 "통합 대상"이라며 "이들이 차기 정부에 참여하는 방안도 열어 놨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발언에 대해 안 후보는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권을 함께 심판하겠다는 뜻이냐"고 맞받으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나타냈다.

안 후보는 "송 대표의 발언은 양당 후보들의 도덕성과 자질에 대한 의구심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 좋은 정권교체, 새롭게 준비된 안철수에 대한 높은 관심 때문일 것"이라고 짚으며 "그러나 저는 누구의 제안에도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민주당 후보의 한계를 자인하고, 이를 덮기 위한 정략적인 판 흔들기용 발언임을 국민들도 알고 계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연 후보 측도 거대양당 두 후보를 싸잡아 비판하며 송 대표의 러브콜에 대해 거리를 뒀다. 김 후보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야당 후보는 대독(代讀) 후보라고 표현하고 있다. 비전과 콘텐츠보다 남이 써준 걸 읽는 면에서 대독 후보"라고 비판했다.

또 "여당 후보의 경우는 불신 후보라고 말하고 있다. 말 바꾸기, 막말 논란, 가족 문제가 나와 사과하는 모습을 보며 몹시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그는 "국가 지도자라면 주변 가족 문제까지도 국민 앞에서 명명백백하게 검증받아야 한다"며 "정치판을 바꾸고자 하는 제 생각과 국가 경영 능력, 깨끗함 등을 같이 봐주셨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22일 오후 청주시 서원구의 한 운수 기업을 찾은 김동연 새로운물결 당 대표가 운수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청주시 서원구의 한 운수 기업을 찾은 김동연 새로운물결 당 대표가 운수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송 대표가 꺼내든 제3지대 연대론의 실현 가능성은 사실상 불투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민주당 내에서도 이견이 엇갈리는 사안인데다 실제 제3지대 후보들은 여당과의 연대보다는 3지대 내의 공조에 좀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당장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27일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의혹과 윤석열 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쌍특검'을 촉구하는 국회 공동 농성에 돌입하며 민주당과 별개의 공조를 본격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