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사면' 보수 야권 일제히 환영…정권교체 영향 예의주시

입력 2021-12-24 16:58:29 수정 2021-12-24 19:58:06

김종인 "대선 큰 영향 없다"…안철수 "李 전 대통령 석방"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과 관련해 제1야당 국민의힘을 비롯해 보수 야권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사면 후폭풍이 대선정국에 어떤 형태로 다가올지에 대한 분위기 감지를 위해 애쓰는 모습도 야권 곳곳에서 목격됐다,

국민의힘은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 사면에 대해 "환영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양수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환영한다"면서 "국민의힘은 국민대통합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이날 "우리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늦었지만 환영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입장 발표를 통해 "건강이 좀 안 좋으시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는데 하여튼 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길 바라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후보는 '서울중앙지검장 당시 형집행정지를 불허했는데 입장이 어떻게 바뀌었나'라는 질문에 "제가 불허한게 아니고 형집행정지 위원회에서 검사장은 그 법에 따라야 하게 돼 있기 때문에 위원회의 전문가 의사들이 형집행 정지 사유가 안된다고 한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답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평가는 하지 않겠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이례적으로 굉장히 긴 형기를 복역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한번 당 대표로서 박 전 대통령 집권 시기 국정농단 사건으로 국민들께 많은 실망을 안겨드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 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입법부로서 충분한 견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국민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를 통해 만들고자 하는 차기 정부에선 절대로 국정농단 사태 같은 것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적으로 개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종인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 총괄선대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 악화를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이런 저런 참작을 해서 사면 결단을 냈다(고 본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시당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은 5년 가까운 세월을 구속 수감된 상태에서 그동안 여러 가지 건강이 안 좋은 입장이어서 병원에 입원까지 해 있는 상황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 사면이 70여일 남은 대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 묻자 "우리는 뭐 그렇게 일정한 영향이 미칠 거라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크게 대선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박 전 대통령 입장에서 정권교체라고 하는 것에 다른 입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정권교체를 위해 뛰고 있는 후보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이므로 제가 보기엔 방해가 되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은 제가 요구한 것이기도 하므로 환영한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도 국민통합을 위해서 석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부산 자갈치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우리나라 정치 역사를 보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복수의 복수를 거듭했다"면서 "이제는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 건의를 받아들여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한 선례가 있다"면서 "그때 역시 국민통합을 위해서였다"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지난 16일 국회에서 '국민통합'을 주제로 한 기자회견을 열어 구속 수감 중인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형집행정지를 결정해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청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