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16대 이근필 종손 주도, 2002년 도산서원 부설 설립…갈등·대립 현대적 병폐 치유대안 찾기위한 기업인들 찾아
인성함양·양심·지성·도덕성 회복위한 학생·교육계도 발길
'교양을 갖춘 양심, 본분을 지키는 지성, 도덕을 지키는 시민'이 넘치는 사회 만들기를 선비정신 실천으로 삼기 위해 설립된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이 100만명 수련생 배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달 26일까지 99만8천751명의 수련생이 배출돼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이면 100만명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01년 설립된 지 20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그만큼 가족을 비롯한 공동체 붕괴와 책임감 결여, 무관심과 개인주의 팽배, 급속한 현대화속에서 나타난 갈등과 대립, 도덕성 상실 등 각종 병폐에 대한 대안을 퇴계의 삶과 철학 등 '선비정신'에서 찾으려는 분위기가 높았음을 의미한다.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에 자리한 도산서원 부설기관으로 들어선 수련원은 퇴계 16대 이근필(90) 종손의 필요성 역설로 설립됐다. 2002년 224명의 교원들을 대상으로 수련생 입교와 교육이 시작됐다.
2008년부터 프로그램을 재정비하고 2011년 수련원 원사 완공, 2016년 제2원사를 지었으나 늘어나는 수련생으로 인해 수련원 자체 교육에 한계에 직면, '찾아가는 학교 선비 수련'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수련원 지도위원들의 노력과 성인 수련생 94%, 학생 수련생 89.4%의 긍정적 평가 등에 힘입어 해를 거듭할수록 수련생이 늘어나 2019년에는 18만6천541명에 이르렀다.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코로나19 여파로 수련생이 전년 대비 30% 정도에 그쳤지만, 올해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조금씩 수련 발걸음이 늘어났다.

한국 최초 선비문화수련원이자 인성함양의 장으로 인기를 끌면서 학생, 기업인, 공무원, 외국인, 사회단체 등 다양한 계층들이 '선비정신' 수련에 참가해 왔다.
특히 지난 12월 초 대구의 한 성당에서 봉사활동 하는 교인들이 성지나 수도원을 찾아 사색하고 수도하는 '피정'(避靜)의 일환으로 도산서원과 선비문화수련원을 찾아 퇴계 선생의 선비정신을 오롯이 체험했다.
퇴계 선생이 살아생전 끊임없이 편지로 학문을 교류하고 철학을 논쟁했던 남명 조식 선생의 후학들인 경상국립대 경남문화연구원 남명학연구소와 공동 세미나에 나서기도 했다.
퇴계 이황 선생과 남명 조식 선생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교육자·사상가·실천 유학자로 500년 이상의 세월을 뛰어넘어 안동과 진주에서 조선조 위대한 사상가들의 철학을 배우는 기회로 마련한 것이다.
최근에는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국내 대기업의 노사 양측 간부들이 두 차례 잇따라 입소해 선비정신을 배워 노와 사가 상대를 존중하고 공동체 발전의 길을 모색하기도 했다.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은 수련생 배출뿐 아니라 퇴계 철학을 현대적으로 실천하는 사업에도 나서왔다. 퇴계선생이 작사한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을 이 시대의 노래로 만들어 전파하고 있다.
또 퇴계 선생이 조정에서 물러나 고향 안동으로 향했던 귀향길을 따라 걷는 '퇴계선생 귀향길 재현 걷기'를 지난 2019년과 2021년 재현하기도 했다.
이근필 퇴계 16대 종손은 "선비정신에서 가장 으뜸은 '겸양'(謙讓)으로 본다. 하지만 요즘에는 자기중심적이고 자기주장이 강하면서 사회 갈등이 요인이 되고 있다. 겸양하는 삶이 사회를 안정되게 만들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김병일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은 "수련원에는 175명의 전 교원과 교장 출신의 지도위원들이 선비정신 교사로 참여하고 있다"며 "수련생 100만명은 수련원이 우리나라 최고의 선비정신 교육기관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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