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후보, 상황 정리하지 않아 되레 저보고 나가라는 얘기"
"당 대표 최소한의 역할할 것"
내년 대선을 70여 일 앞두고 벌어진 국민의힘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제1야당 대표가 이른바 '항명 사태'로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물러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데 이어 연이틀 자당 대선 후보를 저격하는 메시지를 내놓아서다.
정치권에선 이 같은 '팀킬'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제대로 대선을 치를 수나 있을지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23일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 전권을 제대로 실어줬다면, (김 위원장이) 당장 선대위를 해체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 후보가 김 위원장에게 전권을 드린다는 보도를 안 믿었다. 김 위원장도 안 믿기 때문에 해체는 불가능하다고 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6개 본부 해체 ▷선대위 일괄 사퇴 등 선대위 전면 개편을 주장하지만, 전날 김 위원장은 "시기적으로 전면적 개편이라는 걸 할 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또 조수진 최고위원과의 갈등과 관련해서는 "윤 후보가 어떻게 상황을 정리해야 할지 판단이 나와야 하지만 정리하지 않았다. 그러면 거꾸로 저한테 (선대위를) 나가라는 얘기니 나갔다"며 상임선대위원장직을 포함한 선대위 내 모든 직책 사퇴를 정당화하는 한편 윤 후보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와 함께 선대위 회의에서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 리스크 대응과 관련해 조 최고위원이 "윤 후보가 서운해 한다"는 말을 전했다고 밝히고서 "불리한 전장에 아무 의미 없이 병력을 줄지어 투입하는 것을 축차 투입이라 한다"며 "당의 교수 출신 8명의 의원이 소중한 자원인데 김건희 사모를 방어하는 데 축차 투입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윤 후보가 자신과 조 최고위원 간 갈등에 대해 '그게 민주주의 아니겠는가'라고 한 것에 대해 "굉장히 당황했다"면서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이 대표는 전날 밤 CBS 라디오에 나가서는 "(조 최고위원과의 갈등) 상황이 제대로 전달됐다면 이게 민주주의 영역에서 평가받을 건 아닐 텐데,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10초 정도 고민했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윤 후보와 신뢰관계는 있다"면서도 "울산 합의에서 윤 후보가 선언한 것 중 하나가 '이준석이 하라면 하고 하지 말라면 안 한다'인데 선대위 자율 운영이나 전결권을 보장한다는 의미로 들었다. 정리가 됐구나 했는데 실제 테스트 대에 오르니 (윤 후보가) 동작을 안 하고 오히려 책망을 들었다"고 서운함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자신의 역할에 대해 "당무를 하고 있을 것"이라며 "후보가 구체적으로 '여기 같이 가자' 하면 갈 것이지만, 이제 능동적으로 선거 활동 기획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 직접 요청에는 당 대표로서 최소한의 역할만 하겠다는 의미이다.
한편, 이 대표 측근인 김용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22일 CBS 라디오에서 이번 갈등의 핵심인 조수진 최고위원을 향해 "전쟁 중 항명은 즉결처분"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이번 갈등의 본질은 권력에 아첨하려는 자와 원칙을 지키려는 자들 사이의 충돌이라고 보고 있다"며 이 대표를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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