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조수진 사과 거부…"더 크게 문제삼기 전 사퇴하라"

입력 2021-12-21 07:43:08

이준석 "사과 같지도 않은 사과, 기가 찬다"
조수진 "여유가 없어 벌어진 일…이유 막론하고 잘못된 것"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왼쪽),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왼쪽),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공개한 카카오톡 캡처본. 한 기자가 조수진 최고위원으로부터 이 대표를 비방하는 가세연 링크를 전달받았다. 이준석 페이스북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공개한 카카오톡 캡처본. 한 기자가 조수진 최고위원으로부터 이 대표를 비방하는 가세연 링크를 전달받았다. 이준석 페이스북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선대위 핵심 관계자 중 한명인 조수진 선대위 공보단장의 사과를 거부하고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밤 유감을 표명한 조 단장의 사과에 대해 "아침에 일어나서 사과 같지도 않은 사과 해놓은 것을 보니 기가 찬다"고 날을 세웠다.

조 단장은 전날 늦은 밤 페이스북에 "여유가 없어 벌어진 일이지만, 이유를 막론하고 잘못된 것"이라며 "이준석 대표님에게 사과드린다"고 말했지만 이 대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 대표는 "여유가 없어서 당대표 비방하는 카톡을 언론에 돌린 건 이재명 후보가 누구 돕다가 음주운전 했고 누구 변호하다가 검사사칭 했다는 이야기랑 같은 맥락이다"며 "전화하는 기자에게 가세연(가로세로연구소) 링크를 '보지도 않고' 던지냐. 도대체 우리 공보는 가세연 영상을 왜 보고 있으며 공보의 역할이 기자에게 가세연 링크 던져서 설명하는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후보자 배우자 문제도 이런 수준으로 언론대응 하느냐"며 "더 크게 문제 삼기전에 깔끔하게 거취표명하라"고 당직사퇴를 요구했다.

이 대표와 조 단장은 전날 중앙 선대위 비공식 회의에서 충돌했다.

이 대표가 조 단장에게 "일부 언론에서 나오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저를 공격하는 식으로 (보도가) 나오니 이를 정리하라"고 하자 조 단장이 '내가 왜 당신 명령을 들어야 하나, 난 후보 말만 듣는다'고 받아쳐 소란이 일었다.

이 대표는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본인 업무에 맞는 것을 제가 지시했는데 본인이 상임선대위원장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언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고, 조 단장은 일부 언론에 "일련의 상황은 모두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

조 단장의 발언으로 상황이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이 대표가 조 단장이 일부 기자들에게 자신을 비판하는 유튜브 영상 링크를 보냈다며 "왜 공보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이준석 정신건강을 걱정하는 링크를 언론인에게 전송하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침에 사과하고 저녁에 도발하는 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 알아서 거취 표명하라"고 했다.

이 대표가 공개한 사진에는 조 단장이 한 기자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에 '이준석 황당한 이유로 난동! 정신건강 우려된다! 지금이라도 사퇴시켜야!'라는 제목의 가세연 유튜브 방송 링크가 들어 있다.

두 사람은 선대위 출범 이전 당 지도부에서도 대표와 최고위원으로서 갈등상을 보였다. 지난 10월에는 '아들의 화천대유 50억원 수수' 논란이 빚어진 곽상도 전 의원의 탈당 문제를 놓고도 대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