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예·조수진에 골머리 앓는 이준석…"당 대표 의견이 우선"

신지예에게는 "강성 페미니즘 지속하면 강한 비판 받을 것"
조수진에게는 "후보 말만 듣겠다면 선대위 필요없어"

국민의힘 이준석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합류한 '페미니스트 정치인'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와 자신에게 '항명'한 조수진 최고위원을 겨냥해 작심 발언을 내놨다. 윤석열 대선 후보가 확정된 뒤 '이준석 패싱'이 잇따르는 데 대해 강경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MBC 뉴스외전에 출연한 이 대표는 윤석열 대선후보의 직속 기구 새시대준비위원회에 수석부위원장으로 합류한 신 대표를 겨냥, "이준석이 당 대표인지 모르고 들어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최근 논란이던 강성 페미니즘이라고 하는 조류와 행보를 같이 한다면 구성원들이 강하게 비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반(反) 페미니즘 입장에 서서 2030세대 남성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1990년생인 신 수석부위원장은 청년 페미니스트 정치인으로 꼽히며, 그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이 대표와 의견 충돌을 빚어 왔다.

이 대표는 "신 수석부위원장이 과거 발언과 비슷한 궤를 유지한다면 그건 굉장히 위험하다. 본인이 활동하면서 생각이 바뀐 부분이 있을 때는 한번 들어보고 결정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가 20일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된 신지예 한국여성정치 네트워크 대표(가운데)에게 빨간 목도리를 걸어주고 있다. 왼쪽은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신 수석부위원장이 과거 '페미니즘과 국민의힘은 병립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서는 "(둘의 의견이) 만약 충돌한다면 당 대표의 의견이 우선한다. 신 수석부위원장이 지금까지 본인이 하던 말을 지속하기 위해 들어왔다면 강한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신 수석부위원장 인선을 두고 '이준석 패싱' 논란이 불거진 것을 두고는 "김한길 위원장이 (영입 관련) 의견을 물었고, '다소간의 우려가 있지만, 김 위원장이 목적이 있어서 영입한다면 최소한 당의 방침과 어긋나지 않게 활동하게 해달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시대준비위는) 별도의 특임 조직이다. 당의 방침을 뒤엎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 한 받아들일 의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비공개 선대위 회의에서 고성을 주고받은 조수진 공보단장에 대해서도 "그렇게 할 거면 선대위는 필요 없다. 다들 후보에게 직접 전화해 일하면 되는 것"이라면서 "이런 것들은 조기에 개선이 바로 서야 한다"고 일침했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 조 단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중앙선대위 비공개회의를 하던 중 이 대표와 윤 후보 아내인 김건희 씨 의혹에 대응하는 기조를 논의하다가 "왜 내가 대표 말을 들어야 하느냐. 나는 윤 후보 말만 듣는다"고 했다. 이를 들은 이 대표는 책상을 손으로 친 뒤 회의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후보는 선대위가 많은 대응을 하길 원한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바로 밑에 상임선대위원장이 있는데 내 지시가 듣기 싫으면 누구 말을 듣겠다는 것이냐고 했더니 (조 단장은) '후보 말만 듣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판단은 항상 명쾌해야 하고, 그 명쾌함 속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며, 김건희 씨 의혹 관련해서도 "후보자 입장에 맞춰서 대응 방침도 일사불란하게 가야 하는데 혼란스러운 지점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