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불안 요인 증가 내년 수출 위축 전망"

입력 2021-12-20 11:33:20 수정 2021-12-20 18:59:06

상의 '국내 수출 특징' 보고서 발표
올해 반도체·친환경 등 신산업 수출 성장↑
반도체 사이클 전환, 신흥국 성장 둔화 등 리스크도 존재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연합뉴스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연합뉴스

내년 대외 불안 요인 확대에 따라 국내 수출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국내 기업의 품목·시장 다변화, 공급망 관리 등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이날 발표한 '국내 수출의 특징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SGI는 올해 국내 수출의 주요 특징으로 반도체·석유화학 등 주력품목의 수출 증가를 꼽았다. 반도체가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7.3%에서 올해 19.7%까지 높아졌고, 올해(1~3분기) 경제성장률 4.0% 중 약 1.1%포인트(p)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관련 수출도 크게 늘었다. 기후변화로 국제 환경규제가 강화되며 자동차 수출량 중 친환경차 수출 비중은 2019년 11.3%에서 2021년 18.9%까지 늘어났다. 선박 부문도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이중연료선, LNG선 등 친환경 선박 점유율이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SGI는 그러나 내년도 대외 불안 요인 증가에 따른 경기 위축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수출을 위협할 3대 리스크로 ▷반도체 사이클 전환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이후 불안 ▷신흥국 성장 둔화 등을 꼽았다.

반도체 산업은 2년 내외의 주기로 가격 등락이 반복되는데 내년에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구조상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SGI는 우려했다.
SGI는 내년 반도체 가격 충격이 현실화돼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하면 경제성장률이 0.64%p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후 신흥국 성장둔화도 수출의 위협 요인이다. 보고서는 만성적 저성장, 인플레이션, 과도한 재정적자 등으로 취약성이 높은 일부 신흥국 중심으로 경제성장 둔화 및 수입수요 감소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25.3%로 매우 높은 상황인 만큼, 중국 수입수요가 줄어든다면 국내 수출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SGI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이 10% 줄어면 국내 경제성장률은 0.56%p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SGI는 이러한 수출 리스크 대응 방안으로 ▷수출 품목 다양화 ▷친환경·고부가 신산업 육성 ▷수출 시장 다변화 ▷공급망 관리 등을 제언했다.

SGI는 "대중국 수출을 대체할 만한 아세안과 선진국 등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고 새로운 유통 채널을 공략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위기로 문제점이 드러난 취약한 공급망을 관리하기 위해 해외로 나간 국내 기업에 스마트 공장, 제조 로봇 등을 지원해 국내 이전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