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후보도 89주기 참석, 양강 후보 악수 뒤 나란히 앉아 침묵 속 앞만 응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이재명, 윤석열 후보가 정당 간 '가족 리스크' 다툼 도중 윤봉길 의사 89주기 추모식에서 만났다.
이 후보와 윤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19일 매헌 윤봉길 의사의 순국 89주기 추모식에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윤봉길 의사 묘역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윤 의사 묘역에 헌화하고 참배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이날 가벼운 악수만 한 뒤 서로 앞만 응시하고서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지난달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 때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간간이 서로 미소띤 채 대화한 바 있다.
이는 이 후보의 아들 불법도박·성매매 의혹과 윤 후보 부인의 '허위 이력' 의혹으로 각자의 소속 정당이 상대측을 전방위 공격하던 가운데 만난 영향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검은 색 코트와 넥타이 차림으로 참석해 줄곧 굳은 표정으로 추모식을 지켜봤다. 시 낭송작가 조정숙 씨가 윤 의사가 순국 전 쓴 시를 읽을 때는 잠시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이 후보는 추모식을 마치고 기자들에게 "김구 선생과 윤봉길 의사께서 꿈꿨던 자주독립의 부강한 나라, 그 꿈을 우리가 반드시 이뤄야 한다"며 "세계에 내세울 만한 문화강국을 만들고자 한 김구 (선생과) 열사들의 뜻을 우리가 잘 기리고, 꿈을 현실로 만들려 힘쓸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도 외투 한쪽 가슴에 '추모' 리본을 단 채 엄숙하게 추모식을 지켜봤다. 그는 어린이 중창단이 윤봉길 의사를 기리는 노래를 합창하는 모습을 한참 응시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추모식 뒤 취재진에게 "25살 꽃다운 나이에 일신보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그 정신을 후손들이 잘 새겨서 기초가 튼튼한 똑바른 나라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심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 시대의 가장 큰 억압에, 그 시대의 청년들이 어떻게 싸워왔는지를 생각했다. 열사의 뜻을 기리는 것은 청년들과 함께 이 시대의 가장 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일"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이날 행사에 불참했지만, 당 차원 논평을 통해 윤 의사를 기렸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순국선열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세계 5대 강국의 기틀을 반드시 바로 세워 대한민국의 번영과 국민의 안녕을 위해 국민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흔들림 없이 걸어갈 것"이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