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 놓친 삼성라이온즈…팬들 `절실함이 없다` 분통

'캡틴' 박해민을 놓친 삼성라이온즈가 외야 수비 전력 누수 등 거센 후폭풍에 맞닥뜨렸다. 팬들도 박해민을 놓친 데 대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박해민은 4년 총액 60억원에 LG트윈스와 FA 계약을 맺고 떠났다. 리그 최고의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국가대표 중견수다. 그가 빠지면서 삼성 외야진 전력 공백은 불가피해졌다.

올 시즌 정규리그 준우승의 반등을 이뤄낸 것도 대체불가 리드오프로 활약한 박해민의 공이 적지 않았다.

특히 박해민은 팀의 주장으로서 보이지 않는 정신적 지주 역할도 했다. 시즌 후반 수비 도중 손가락 인대를 다치고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에도 가을야구 진출을 함께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재활을 선택했고, 끝내 플레이오프까지 동료들과 함께 경기를 뛰었다.

투수들도 자신들의 등 뒤에 박해민이 버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신 있게 투구를 할 수 있었다. 김상수, 구자욱, 원태인 등 팀 동료들이 공식석상에서 반드시 박해민을 잡아 줄 것을 구단에 요청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팬들도 마찬가지 심정이다. 박해민의 팀의 공헌도와 역할을 미뤄볼 때 삼성이 FA계약에서 절실함이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LG는 박해민을 영입하면서 '출루머신' 홍창기와 최강의 테이블세터를 꾸리며 내년 시즌 날개를 달 전망이다. 삼성이 오랜 라이벌 LG에 뺏긴 것도 뼈아픈 대목이다. 더욱이 올해 성적 이상을 목표로 한다면 박해민은 반드시 잡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삼성 팬들은 "구단이 성적, 나이, 앞으로 활약도 등을 고려해 최선의 금액을 제시했다곤 하지만 박해민의 팀의 공헌도와 경기 외적인 중요성을 간과했다"며 "삼성이 LG에 비해 자금이 부족해 박해민을 잡지 못했다는 건 핑계에 불과하다. 절실함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은 외부 외야수 FA 영입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상황. 내부 육성을 통해 외야 전력을 키워내겠다는 기조다.

우선 우익수는 올해 데뷔 첫 골든글러브를 들어 올린 구자욱이 버티고 있다지만 중견수와 좌익수가 문제다. 박해민은 중견 수비를 보며 외야의 거의 절반을 담당했었다.

당장 김헌곤, 박승규, 김동엽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 호세 피렐라와 재계약을 맺더라도 수비에서는 의문이 남는다. 발바닥 족저근막염으로 수비 활용도가 낮아서다. 올 시즌 후반기 피렐라는 대부분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김헌곤은 좌익수로 좋은 수비를 보였다. 빠른 판단력으로 좌익수로 보살(공격 선수를 아웃시키도록 동료 야수를 도와주는 플레이) 6개, 중견수로도 보살 2개를 기록했다. 수비에 있어서 실책은 단 하나뿐이었다. 하지만 박해민을 완벽하게 대체하기엔 부족하다.

박승규도 좋은 수비를 펼쳐왔다. 실책 후에는 눈물을 보일 만큼 승부욕도 강하다. 박해민에게 껌딱지처럼 붙어 외야 수비에 대한 노하우를 빠르게 습득했었다. 하지만 아직 더 많은 경기 경험이 필요하다.

박해민을 놓친 삼성은 외야진 구성에 벌써부터 큰 숙제를 떠안게 됐다.

박해민 놓친 삼성라이온즈…팬들 "절실함이 없다" 분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