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서 때려!" 한국계 여학생 폭행 사주한 흑인 엄마…현지 검찰 기소

입력 2021-12-11 11:04:17

유죄 인정되면 최고 1년형

지난달 7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 카운티 가든그로브에서 열린 여자 청소년 농구 경기 도중 한 흑인 여학생이 한국계 여학생 로린 함(15)을 폭행했다. 사진 인스타그램 hammyalice 캡처
지난달 7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 카운티 가든그로브에서 열린 여자 청소년 농구 경기 도중 한 흑인 여학생이 한국계 여학생 로린 함(15)을 폭행했다. 사진 인스타그램 hammyalice 캡처

지난달 미국 청소년 농구대회에서 발생한 한국계 여학생 폭행 사건과 관련해, 현지 검찰이 가해 학생의 어머니를 기소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검찰은 가해 학생의 어머니 라티라 쇼니 헌트(44)를 미성년자 비행 및 폭행 조장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가해 학생의 어머니가 딸에게 폭행을 사주한 셈"이라면서 "어머니의 충동질 때문에 가해 학생은 주먹을 휘둘렀고, 그 바람에 피해 학생은 헝겊인형처럼 바닥에 구겨졌다"고 밝혔다.

해당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가해 학생의 어머니는 최고 1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다만 가해 학생인 코리 벤자민(14)의 기소 여부는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7일 코리는 오렌지카운티 가든그로브시에서 열린 청소년 농구 경기에서 한국계 여학생 로린 함(15)을 폭행했다. 3점 슛이 실패로 돌아가고 파울도 얻지 못한 상황에서 어머니 라티라가 "가서 때려(go and hit her)"라고 외치자 곧장 피해 학생에게 주먹을 날렸다.

폭행 충격으로 코트 위에 쓰러진 피해 학생은 뇌진탕 진단을 받았으며, 정신적 피해로 학교 수업도 제대로 듣지 못했다. 피해 학생은 한국계 아버지와 중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시아계로, 학창시절 내내 농구팀에서 활약했다.

피해 학생의 어머니는 모녀의 처벌을 촉구하며 "코트 밖이었다면 명백한 폭행과 구타로 간주됐을 것"이라면서 "폭력을 선동한 가해 선수의 어머니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가해 모녀는 이렇다 할 사과 한마디 없이 '사생활 보호'를 운운하며 비난을 멈춰달라고 하소연했다. 게다가 가해 선수가 전직 NBA 선수 코리 벤자민의 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했다.

비난이 쏟아지자 아버지 코리는 결국 입장문을 발표하고 딸 대신 사과를 전했다. 코리는 "아버지로서 가족의 가치와 기준에 어긋난 딸의 행동에 충격과 실망이 크다. 딸의 행동은 농구 종목이 요구하는 스포츠맨십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