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신도시에 수달도 살아요"…송평천 중앙호수공원서 첫 포착

입력 2021-12-10 06:30:00 수정 2021-12-15 10:43:25

환경영향평가서 수달 등 보호종 여럿 파악…주민에 사진 찍히기는 처음
삵·고라니·멧토끼 등도 확인
동물보호단체 "공존 위한 환경 마련돼야"

지난달 29일 경북도청 신도시 송평천 중앙호수공원에서 발견된 천연기념물 수달의 모습. 출처 경북도청 홈페이지
지난달 29일 경북도청 신도시 송평천 중앙호수공원에서 발견된 천연기념물 수달의 모습. 출처 경북도청 홈페이지

경북도청 신도시 중심을 가로지르는 송평천에서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이 발견돼 공존을 위한 체계적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신도시 내에서 수달이 주민에 의해 포착, 카메라에 찍힌 것은 2016년 도청 이전 이후 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경북도청 홈페이지에는 '경북도청 수변공원에 수달이 살아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글을 올린 주민은 "수변공원에 수달의 생태 현황과 보호 및 안내 표지가 미설치돼 있다"면서 "천연기념물인 수달을 보호하기 위해 정확한 연구와 생태보호 차원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민이 수달을 목격해 사진을 찍은 곳은 송평천을 따라 조성된 중앙호수공원 일대로 추정된다.

도청 신도시 조성 부지 일대에서 수달이 서식하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일은 아니다. 신도시 조성을 위해 시행한 환경영향평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달과 삵, 고라니, 멧토끼 등 포유류 8과 13종이 부지 일대에 서식하는 것으로 여러 차례 확인됐다.

하지만 신도시 공사와 입주가 본격화한 이후 주민의 수달 목격담을 쉽게 듣기 어려웠고 사진에 찍혀 모습을 드러낸 일도 없었다. 신도시 조성과 함께 생태하천으로 꾸며진 송평천이 자리를 잡으면서 수달이 다시 돌아온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도청신도시에서 수달이 목격된 만큼 주민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안 찾기에 나서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한국수달보호협회 등 관련 단체에서는 "신도시 조성이 아직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라 수달과 주민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면서 "공사로 인한 지속적인 소음과 주민 접촉은 수달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안내 표지판을 세우고 보호를 위한 수단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신도시 사업지구 내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인 삵이나 고라니 등 야생동물이 종종 로드킬 당하는 등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신도시 2단계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고 송평천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로 운동을 하는 주민들도 많아 야생동물을 대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 경북도 관계자는 "송평천 일대에서 수달이 목격돼 그만큼 신도시가 생태도시로서 자리잡고 있다는 반가운 마음도 든다"면서 "안내 표지판 세우기 등 관리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경북도와 안동시, 예천군, 경북개발공사 등 신도시 관계 기관 간 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안건으로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