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준석, 울산서 언양불고기+맥주 비공개 회동

입력 2021-12-03 20:39:34 수정 2021-12-03 21:27:10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3일 울산 울주군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3일 울산 울주군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저녁 울산에서 함께 밥을 먹으며 만나고 있다.

이번 만찬이 일명 '당 대표 패싱 논란'이 해소되며 국민의힘 선대위가 정상화하는 계기가 될지에 관심이 향하고 있다.

그러면서 두 사람 간 갈등의 핵심이며 이준석 대표가 요구하고 있는 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 즉 '윤핵관'에 대한 인사 조치가 실제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향한다.

▶윤석열 후보의 자신에 대한 패싱 논란에 이준석 대표는 지난 11월 29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라는 글을 적은 후 소위 '항의성 전국 순회'에 나선 바 있다.

이어 전날인 2일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국민의힘 국회의원 등이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후보가 이준석 대표가 있는 제주도로 다음날(3일, 오늘) 갈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는데, 이게 오늘(3일) 오전까지만 해도 무산되는듯 보였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전 제주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윤석열 후보를 만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오후가 되면서 이준석 대표는 제주에서 울산으로, 또 윤석열 후보는 서울에서 울산으로 이동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결국 이날 저녁 식사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3일 울산 울주군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3일 울산 울주군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 간 식사 자리는 이날 오후 7시 25분 울산시 울주군 한 식당에서 시작됐다.

두 사람 및 미리 울산에 가 이준석 대표를 만난 김기현 원내대표 등 3자 회동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김도읍 정책위의장, 서범수 당 대표 비서실장, 박성민 조직부총장 등 3명은 인사 후 방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윤석열 후보보다 먼저 만찬장에 도착한 이준석 대표는 취재진에 윤석열 후보와의 대화 결과에 따라 다음 전국 순회 행선지를 공개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부산, 순천, 여수, 제주에 이어 울산을 찾은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후보와의 이번 회동에서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서울 여의도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밝힌 맥락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3일 울산 울주군의 한 식당에서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3일 울산 울주군의 한 식당에서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저녁 식사 자리에 앞서서는 5분 정도의 대화가 언론에 공개됐다.

이준석 대표보다 10분 정도 늦게 식당에 도착한 윤석열 후보는 이준석 대표에게 "아이고 잘 쉬셨어요?"라며 악수를 청했다.

이어 두 사람이 손을 맞잡은 포즈가 취재진의 카메라에 집중적으로 담겼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잘 쉬긴 고생했지"라고 답했다.

윤석열 후보는 이틀 전인 1일 충남 천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국 순회에 한창이던 이준석 대표를 언급, "당에서 듣기로는 (이준석 대표가)당무를 거부하는 상태도 아니다. 리프레시(재충전)하려고 (전국 순회를)간 것 같다"고 한 바 있다.

이어 윤석열 후보는 자신이 언급한 '리프레시'의 연장선에서 "잘 쉬었느냐"고 했는데,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쉰 게 아니라 자신에 대한 '패싱'을 성토한 일정이었다고 밝힌 맥락이다.

윤석열 후보는 이어서도 이준석 대표의 전국 순회 여정을 가리키는듯 "식사나 이런 건 괜찮으셨고?"라고 물었다. 또 "우리 대표님이 지방에 가시려 하면 수행도 좀 옆에 붙이고 해야지 이렇게 그냥 가방 하나 들고 돌아다니시게 해서 되겠나"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먹는 건 잘 먹었습니다. (수행을)여섯 명 달고 다녔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3일 울산 울주군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3일 울산 울주군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울러 언론에 공개된 대화에서는 이준석 대표가 방문한 곳 가운데 '하필' 순천이 소재로 올랐다.

이준석 대표는 "순천에서 얼마 전 소상공인 간담회에서 봤던 분들을 만났다. 여수·순천 사건 유족회 분들도 뵙고 잘 다녀왔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자 윤석열 후보는 "경주 황남동처럼 순천에도 그런 데가 있다고 해서, 전남 쪽 갈 때 순천에 꼭 한번 가봐야지 했다. 다음번에 같이 가시죠"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는 "순천 출장에 제가 아픈 추억이 있다"고 했는데, 이는 윤석열 후보가 지난 7월 30일 이준석 대표의 순천 방문 당시 '패싱 입당'을 한 것을 상기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진 비공개 회동의 저녁 밥상에는 울주 언양 특산 '언양 불고기'에 맥주가 곁들여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