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드라 헴펠 지음/ 김아림 옮김/ 한태희 감수/ 사람의무늬 펴냄
지난해 11월 코로나19 백신이 잇따라 개발됐다는 소식에 우리는 끔찍한 팬데믹 사태의 종식을 기대했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현재, 우리는 그런 기대를 애써 접고 있다. 델타 변이에 이어 이번에 오미크론이라는 또다른 변이가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그야말로 '위드 코로나'를 받아들이며 팬데믹 이전으로의 복귀는 불가능한 것일까.
받아들이기는 싫지만, 이 책은 유행병과 전염병이 인류의 문명과 같이 했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각종 질병의 발생과 전파, 유행 및 소멸에 이르기까지의 역사가 우리 인류 역사와 선명하게 겹친다는 것을 지도로써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 책은 질병을 공기, 물, 곤충, 사람 등 모두 4가지 전파경로로 나눠 모두 20가지의 질병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아무래도 사람들에게 가장 큰 공포를 몰고 오는 공기로 인한 전파 부문을 살펴보자.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의 병원체에 의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에 눈길이 갔다.
이 바이러스 또한 코로나19처럼 중국이 최초 발원지로 나온다. 2002년 11월 중국 광둥성의 한 농장에서 온 한 젊은이가 특이한 형태의 폐렴을 앓으며 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몇 주에 걸쳐 많은 사람이 똑같은 증상을 보이며 사망했다. 4개월 뒤 이탈리아와 아일랜드, 미국, 싱가포르 등 13개국 350명에서 비슷한 증상의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 결국 전세계적으로 8천98명이 감염되고 774명이 사망했다.
다행히 사스 대유행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사스 기원 등 이 질병에 대한 지식이 적고 치료제도 개발되지 않았지만, 2004년 이후 2018년 초까지 사스 발생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지은이는 '질병 지도'가 인류에게 치명적인 질병이 어떻게 퍼지는지에 대한 수수께끼를 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다.
대표적인 예로 1854년 런던 소호에서 콜레라 발병에 대해 조사했던 의사 존 스노(John Snow)의 연구를 들었다.
당시 콜레라로 약 600명의 사람이 죽었고 이 가운데 200명은 하룻밤 만에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콜레라가 어떻게 전파되는지에 대해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소호에서 전염병이 발생한 이후 스노는 자신의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거리로 나와 집집마다 사람이 얼마나 죽었는지 조사했고, 그런 다음 이렇게 얻은 데이터를 도로 지도에 표시했다. 그랬더니 사망자 대부분은 브로드 가의 우물 펌프 주변에 모여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콜레라 유행을 막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다. 224쪽,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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