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언론, 균형발전, 치열한 담론전쟁 치러야"

입력 2021-11-19 16:36:14 수정 2021-11-19 18:57:13

'국가균형발전 위한 지역 언론 역할' 지역언론학회·한신협 세미나 개최
서울 중심서 골고루 잘 사는 나라로…유력 지역 신문 매서운 발톱 보여야

한국지역언론학회, 제주언론학회, 한국지역방송협회, 한국지방신문협회는 18, 19일 이틀에 걸쳐 제주대학교에서
한국지역언론학회, 제주언론학회, 한국지역방송협회, 한국지방신문협회는 18, 19일 이틀에 걸쳐 제주대학교에서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역언론의 역할' 세미나를 열었다. 사진은 세미나 첫 순서로 '국가 균형발전 2021: 지역이 주도하는 지역균형 뉴딜'이라는 제목 아래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이 기조 발표하는 모습. 2021.11.18 홍준표 기자

"'균형발전'은 정치적 수사로 선(善)하게 달성되지 않습니다."

이서현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18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역 언론의 역할' 세미나에 참석, 제1주제 발표에서 "지역 언론사 논설위원들이 쏟아내는 의제는 항상 제자리를 맴돈다. 서울을 향한 '매서운 발톱'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꼬집었다. 대한민국 사회에 70년째 공고한 서울 일극 중심 체제를 '골고루 잘 사는 나라'로 틀을 바꾸려면 지역 언론이 '치열한 담론전쟁'을 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지역언론학회, 제주언론학회, 한국지역방송협회, 한국지방신문협회(이하 한신협)는 18, 19일 양일간 제주대에서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역 언론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지역언론학회와 한신협이 소멸을 향해 치닫는 지역사회와 지역 언론의 위기 타개책을 함께 모색하는 세미나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교수는 '균형발전은 지역 언론에서 어떻게 다뤄지고 있나'라는 주제 아래 2003년 7월부터 2021년 9월 13일까지 '균형발전' 단어가 들어간 매일신문 등 전국 유력 지역 신문 9개사의 사설을 비교 분석하고서 지역 언론이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를 향해 균형발전을 촉구하는 서술이 주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촉구형 서술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입장에서 이따금 듣는 '핀잔'에 그칠 수 있음을 우려했다.

이에 토론자로 나선 남재일 경북대 교수도 "지역 언론이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정책적 성과만 의제화하지 말고 담론의 외연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미나는 첫날 이 교수 발제 외에도 ▷지역진흥 담당자로서의 지역 미디어 역할: 일본 홋카이도 산업창출 사례를 중심으로(발제: 우치다 준이치 일본 오타루상과대학 대학원 상학연구과 교수)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역 미디어의 생태계 구축방안: 지역공영 미디어 플랫폼의 재창조(발제: 정용준 전북대 교수) 등 3개 주제 아래 심도 있는 토론을 했다.

특히 박한우 영남대 교수는 정용준 교수 발제와 관련해 "재주는 지역 언론이 부리고, 돈은 서울 언론이 가져간다"며 최근 TV매일신문 '관풍루'에서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부인 인터뷰 내용이 화제가 되자 YTN 등 일부 서울 언론이 출처 표기 없이 그대로 사용한 점을 비판했다.

최정암 한신협 사무총장(매일신문 서울지사장)도 '지역 신문이 폐간하면 기업 부패가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지역경제 회복과 공정경제를 위해서 지역언론학회를 중심으로 여론 형성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튿날에는 ▷균형발전 BI 강화 방안연구(발제: 박장원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언론담당관) ▷지역 언론과 국가균형발전(발제: 장호순 순천향대 교수) 등 두 주제에 대한 세미나를 이어갔다.

최낙진 지역언론학회장(제주대 교수)는 "지역 언론에 대한 논의가 반복될수록 현실에 부딪혀 한 걸음도 못 나아가고 있음을 느낀다"면서 "언론은 독자에게 '효용'을 주어야 한다. 다음 세미나에는 지역민이 지역 언론을 통해 어떠한 효용을 얻을 수 있는지 등을 고민하는 등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주제 발표 시간을 마련하겠다"고 세미나를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