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명명백백히 진실 밝혀야... 대통령 선택에 '노이즈'로 작용해선 안돼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오징어 게임 시즌2에 '두꺼비집'이 나온다면 나름 자신이 있다. 설명을 드리겠다. 음지에 있는 꾸덕꾸덕한 모래부터 고른다. 그리고는 '살살살' 조약돌 만하게 땅을 판 뒤 모래를 덮는다. 쌓을 때는 손바닥 가장자리 밑바닥부터 두껍게 해 나간다. 반면 윗부분은 얇게 해 천장 하중을 분산시킨다. 그래야만 무너지지 않는 튼튼한(?) 두꺼비집을 장만할 수 있다.
일명 '두꺼비집'이 대구를 휩쓸고 간 적이 있다. 지역주택조합 방식의 아파트 개발인데, 생소한 이름만큼이나 관심을 끌었다. '살고 있는 헌 집을 주고 새 아파트를 받는다'는 의미에서 '두꺼비 지역주택조합'이라 불렸다. 사업은 끝내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업계에 인상적인 이름(?)만 남겼을 뿐.
당시 대구는 부동산 열기가 뜨거워 청약 당첨으로는 내 집 마련이 힘든 상황이었다. 내 집을 꿈꾸는 서민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지역주택조합에 몰렸다. 대구에서만 크고 작은 조합이 40여 개가 생겨났을 정도다. 물론 성공리에 마무리한 곳도 있지만 '낭패'를 본 서민들이 부지기수였다. 지역주택조합의 실패 요인은 간단하다. 집 지을 땅 확보와 인허가 문제를 하나도 매듭 짓지 않고 사업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민들은 이런 사정을 잘 모른다. 조합에 가입할 때도 인감증명서만 7~8통 떼 와야 한다. 여러 통의 인감은 한 번 조합에 발을 디디면 '해지'를 하지 못하게 하는 법률적 힘을 발휘한다.
일부 사업자는 사업 성공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있는 경우도 있다. 조합비로 월급 받고 기사가 운전하는 차량까지 제공받을 수 있으니 사업이 지지부진해도 별로 잃을 게 없다. 물론 조합원들이 내야 할 분담금은 계속해서 발생한다. 가붕게(가재, 붕어, 게)가 감히 내 집 마련을 꿈꾼 죗값이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걸 꼽으라면 땅 작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 뒤가 인허가, 그다음이 금융권 파이낸스라는 데 동의한다. 그래서 부동산을 조금이라도 아는 이들은 대장동 사업이 '땅 짚고 헤엄치기였다'는 데 의구심을 품지 않는다. 땅 확보는 공영개발로 성남도개발공사에서 해 주고 인허가는 성남시에서 맡아, 사업 '리스크' 자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땅과 인허가가 담보되면 금융권도 자동으로 따라붙는다.
로마의 네로 황제는 '도무스 아우레아'(황금 궁전)를 로마 중심부에 지으려 했다. 하지만 황제의 사저로 받아들인 일반 시민이 땅을 쉽게 팔지 않았다. 당시 로마도 사유 재산이 발달해 황제라도 땅을 사들여야 했다. 때마침 대화재가 발생했고 로마 중심부는 잿더미로 변했다. 전소한 지역은 공교롭게도 네로의 궁전 장소와 거의 일치했다. 금세 땅 작업을 하려는 네로가 방화의 주범이라는 소문이 났다. 실제로 체념한 지주들로부터 네로는 수월하게 땅을 구입하게 된다.
대선 최대 쟁점인 대장동 사업이 '단군 이래 최대 환수인지, 최대 비리인지'는 검찰 수사에 이어 특검에 의해 가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특검이, 검찰이, 경찰이 대장동의 진실을 명명백백 밝혀내지 않는다면 대통령 선택에 '노이즈'로 남아 결국 대한민국의 손실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역사라는 거대한 수레바퀴 안에서 네로 황제의 방화 의혹이 사실인 양 굳어진 것처럼 대장동도 후대의 입에 끊임없이 '카더라'로 남게 된다. 물론 대장동 원주민들이 대장동 사업으로 새집은커녕 헌 집마저 빼앗긴 사실은 지울 수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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