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에 2030년 잠재성장률 1.5%로 하락…"노동생산성 높여야"

대한상의, "올해 2% 잠재성장률, 2030년에는 1.5%로 하락 예상"

경북 영천 시청오거리에 놓인 시정 소식 전광판을 통해 영천에서 태어난 아기 사진과 축하 메시지가 나타나고 있다. 매일신문DB

인구절벽 현상으로 10년 뒤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1%대 중반으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산하 연구기관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10일 '성장잠재력 저하 원인과 제고 방안'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84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고령화 진행 속도 역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가장 빠르다"며 "여기에 금융위기 이후 노동생산성 증가율 급락으로 잠재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경제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2000~2009년) 4.7% 수준에서 금융위기, 코로나19 위기 등을 거치며 올해 2%까지 떨어졌다.

잠재성장률 하락(-2.7%p) 원인으로는 노동 투입 감소(-0.6%p), 노동생산성 감소(-2.1%p)가 꼽혔다.

SGI는 "지금과 같은 인구 변화와 노동생산성 부진이 지속될 경우 2030년에는 잠재성장률이 1.5%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를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출산율 증가 ▷여성 경제활동참가 확대 ▷퇴직인력 활용도 제고 ▷노동생산성 향상 등을 제시했다.

출산율을 높이는 것은 근본적인 방안으로 꼽히지만, 신생아가 생산가능인구에 편입되기까지 적어도 15년이 걸린다.

국내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52.8%)을 OECD에 속한 유럽 국가(55.3%)까지 높이거나 퇴직 시기를 5년 늦추는 방안도 잠재성장률을 각각 0.25%p, 0.18%p 올리는데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SGI는 고령층 노동이 청년층과 경합 관계에 있거나 노동생산성 유지 없이 경제 활동만 늘어난다면 성장률 제고 효과는 반감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노동생산성을 제고하는 방안이 단기적으로는 잠재성장률 개선에 미치는 효과가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이 핵심사업 집약화와 신규사업 인수 등 사업재편을 통해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가속화되는 디지털 전환은 생산성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며 "낡은 규제를 정비하고,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과 기존 산업 간 융복합을 통해 생산성을 더 높여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