맬컴 스완스턴·알렉산더 스완스턴 지음/ 소소의책 펴냄
어릴 적 지구본을 돌려가며 나라별 수도 명칭을 외운 적이 있다. 그리고 훨씬 지나 현재의 이 지구본이 생겨나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이 있었음을 어렴풋이 느끼곤 했다.
고대인들은 자신 주변의 세계와 환경을 이해하기 위해 지도를 제작했다. 이후 지도는 종교, 새로운 땅을 찾기 위한 탐험, 무역 확대, 전쟁, 영토 분할 등 인류 문명발전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책은 오늘날 우리가 철석같이 믿고 있는 지도가 그려지기까지 도전과 연구를 거듭한 지도제작자들이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고 있다. 인류 문명사에서 지금까지 수천 수만 점의 지도제작 사례 중에서 엄선한 65점의 지도를 지은이들이 직접 재현하면서 각각의 지도가 품은 역사적 이야기를 들려준다.
1881년 한 고고학자가 한때 오스만 제국의 일부였던 바그다드 서쪽에서 쐐기문자가 새겨진 점토판 조각을 발견했다, 그것은 세계를 위에서 똑바로 내려다본 가장 오래된 세계지도였다. 두 동심원 사이 공간은 세계를 둘러싼 소금 바다이고, 그 안쪽에 '알려진 세계'가 있으며 유프라테스 강으로 해석되는 표상이 이 '세계'를 관통해 흐른다.
기원전 6세기에 만들어진 이 세계지도에서 바빌로니아인들은 원을 360조각으로 등분하고 1년의 길이를 약 360일로 정의했다. 이런 계산법은 현대에도 여전히 유용하며 지도 제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위선과 경선을 최초로 사용하고 천문 관측을 통해 장소들의 위치를 명시한 프톨레마이오스의 지도와 저작들은 세계에 기하학적 질서를 적용했을 뿐 아니라, 이후 오래도록 지속돼 르네상스 이후까지 많은 영향을 미쳤다. 특히 그의 기념비적 연구의 결과물 '지리학'은 서양에서 향후 2천 년간 지도 제작을 규정하게 된다. 또 이슬람과 기독교의 지리 전통이 결합된 알 이드라시의 지도는 제작된 이후, 거의 300년 가까이 정확성의 표준이 됐다.
특히 책은 대항해시대의 이야기를 다룬 부분에서 바스코 다 가마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페르디난드 마젤란 등이 어떤 경로로 대양과 신대륙을 탐험하고 교역로를 열고 정착지를 개척했는지, 역사상 가장 유명한 '메르카토르' 투영법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모든 항해사에게 활용되는 이유 등이 무엇인지를 들여다본다.
지도는 세계를 이해하는 출발점이다. 다양한 정보과 지식, 당대의 세계관을 아우르는 지도 제작의 역사는 인문학적 견해를 넓히는 또 다른 단초가 될 수 있다. 288쪽, 2만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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