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 서거] 노태우 전 대통령 서거에 각계 애도의 물결

입력 2021-10-26 18:26:19 수정 2021-10-27 17:15:13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숨졌다. 사진은 1990년 1월 22일 노태우 전 대통령이 김영삼 민주당 총재, 김종필 공화당 총재(오른쪽)와 청와대에서 긴급 3자회동을 갖고 3당 합당을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숨졌다. 사진은 1990년 1월 22일 노태우 전 대통령이 김영삼 민주당 총재, 김종필 공화당 총재(오른쪽)와 청와대에서 긴급 3자회동을 갖고 3당 합당을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서거하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사회 각계에서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고인의 영면을 기원하며 아울러 유가족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재임 당시에는 남북한 동시 유엔 가입,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북방외교 등의 성과도 거두었다. 하지만 12·12 군사쿠데타로 군사정권을 탄생시킨 점, 그리고 5·18 민주화운동에서의 민간인 학살 개입 등의 과오(過誤)는 어떠한 이유로도 덮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불행한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도 추모 대열에 동참했지만, 애도의 수위는 다소 달랐다.

홍준표 예비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 전 대통령 시절 가장 잘한 정책은 북방정책과 범죄와의 전쟁이었다. 보수진영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었던 북방정책은 충격적인 대북정책이었고 범죄와의 전쟁은 이 땅의 조직폭력배를 척결하고 사회 병폐를 일소한 쾌거였다"며 "노 전 대통령님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썼다.

윤석열 예비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2주기를 맞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 있는 박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을 만나 "재직 중에 북방 정책이라든가, 냉전이 끝나갈 무렵에 우리나라 외교의 지평을 열어준 데 대해서는 참 의미 있는 성과였다. 노 전 대통령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반면 유승민 예비후보는 페이스북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평안히 영면하시기 바랍니다. 유가족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고만 했다.

원희룡 예비후보도 "고인의 영면을 기원하며 큰 슬픔을 마주하신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애도를 표하면서도 고인의 과오를 적시했다.

이용빈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은 12·12 군사쿠데타의 주역이자 5·18 광주민주화운동 강제 진압에 가담한 역사의 죄인이다. 국민의 직접 선거를 통해 당선되었지만 결과적으로 군사독재를 연장했고, 부족한 정통성을 공안 통치와 3당 야합으로 벗어나고자 했던 독재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퇴임 이후 16년에 걸쳐 추징금을 완납하고, 이동이 불편해 자녀들을 통해 광주를 찾아 사과하는 등 지속적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것으로 억울하게 돌아가신 광주영령과 5·18 유가족, 광주시민을 위로할 수 없겠지만, 그의 마지막은 여전히 역사적 심판을 부정하며 사죄와 추징금 환수를 거부한 전두환 씨의 행보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캠프와 상의해보고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을 아꼈다.

경제계는 노 전 대통령의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를 높이 평가하며 애도의 물결을 이어갔다.

한국무역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이 취임한 1988년은 '서울 올림픽' 개최로 우리나라가 전쟁의 상흔을 딛고 국제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해"라며 "고인은 올림픽을 통해 우리나라의 국제무대 등장과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고, 중국·구소련 등 국가들과 수교를 맺으며 북방외교를 추진해 오늘날 신북방 정책의 초석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입장문에서 "고인의 재임기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상반된 평가가 있다"면서도 "고인은 가장 성공적인 올림픽 중 하나로 평가되는 서울올림픽 개최,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과 옛 소련·중국과의 공식 수교 등 우리나라의 외교적 지위 향상과 국가 경제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